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9.19 토/ 기 프란치스코 신부 - 희망의 씨앗을 열매맺는 네 단계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8 조회수1,061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24주 토 루카 8,4-15(15.9.19)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백배의 열매를 맺었다.”(루카 8,8)



The parable of the sower





 희망의 씨앗을 열매맺는 네 단계

대다수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져 가고 있다. 민중들이 힘을 상실하고 절망이 일상화되어가는 삶의 자리에 씨뿌리는 이의 비유가 선포된다. 이 비유의 핵심은 하느님 나라의 희망이다. 그 힘의 근원인 씨앗은 말씀이다.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고 절망적이어도 말씀이야말로 희망을 키우고 살아야 할 이유가 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이다.

생명과 희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말씀의 내면화이다. 말씀을 받아들이는 탁월한 자리는 바로 마음자리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눈과 입과 귀와 촉각과 마음으로 수많은 것들을 받아들인다. 무엇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각자의 영적인 삶의 질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는 말씀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가?

어떤 이들은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깨닫지 못한다(8,9). 이들은 말씀을 들어도 이해하는데 소홀함으로써 내면화 하지 못한다. 사탄은 이들이 말씀을 듣고 믿어 구원받지 못하도록 와서 그들의 마음자리에 뿌려진 말씀을 앗아 가 버린다(8,12).

말씀을 들으면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뿌리가 없어서 오래 가지 못하는 돌밭과 같은 마음을 지닌 이들도 있다(8,13). 이들은 말씀이 뿌리내리지 못해서 시련과 박해의 때가 오면 떨어져 나간다. 가시덤불과 같은 이들은 마음자리에 세상 근심 걱정과 재물의 유혹, 무절제한 욕망과 탐욕으로 가득 차 있어 그것이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8,14).

말씀을 받아들여 하느님나라의 희망을 안고 사는 좋은 땅과 같은 마음자리를 지니려면 성 프란치스코의 가르침대로 다음 네 단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성 프란치스코, 인준받지 않은 수도규칙 22,17). 첫 단계는 들음(audients)이다. 이 들음은 복음적 침묵 가운데서 온 존재와 인격을 다해 듣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피조물의 소리와 형제자매들의 인격을 사랑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계는 깨달음(intelligunt)이다. 이는 지식을 통하여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성령의 이끄심에 의한 영적 직관에 의해 알아차리는 것을 말한다. 이런 깨달음은 말씀을 깊은 묵상과 기도의 정신 안에서 문자 그대로 자신 앞에 두고 사랑으로 기다릴 때 가능해지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말씀을 간직하는(retinent) 것이다. 여기서 간직함이란 자신이 의지나 지성적 판단에 의해 획득한 것을 계속해서 지니는 것이나 지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마음 밭에 하느님께서 뿌려주신 말씀의 씨가 자라나도록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채 되새기며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끝으로 “인내하면서”(in patientia) 말씀의 열매를 맺는 것(fructum afferunt)이다. 우리 모두 말씀 앞에서 이런 네 단계에 집중하여 말씀과 깊은 인격적 관계를 맺고 내면화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야할 영적 순례는 늘 말씀이 뿌리내려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좋은 마음자리를 마련하고, “무엇보다 주님이 요구하시는 일, 곧 주 하느님을 깨끗한 마음과 순수한 정신으로 섬기고, 사랑하며, 공경하고, 흠숭하여야”(25절) 하리라! 오늘도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여 하느님 나라의 희망과 생명을 키워내고 있는지 겸허히 되돌아본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