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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20 조회수656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나라는 오래 전 천주교 서적과 교리를 연구하던 몇몇 학자들 중심으로 신앙을 받아들였다.

이승훈이 1784년 북경에서 ‘베드로’로 세례를 받고서는 신앙 공동체를 이루어

마침내 우리네 천주교회가 이 땅에 탄생한 것이다.

이는 선교사의 활동으로 시작된 대다수 다른 나라의 교회사에 비하면 매우 특이하다할 게다.

 

사실 당시 우리 사회는 유교 전통을 중시하였기에 천주 교리 내용에서는 여러 면에서 크게 충돌하였다.

결국 조상 제사에 의견 차이 등으로 천주교는 큰 박해를 맞았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의 해인 1984년 한국을 방문하시어 이들 순교자 가운데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와 평신도인 정하상 바오로를 비롯한 103명을 시성하였다.

그 뒤 한국 교회는 9월 26일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을 9월 20일로 옮겨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로 지낸다.

 

예수님께서 모든 이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루카9,23-26)

 

오늘은 한국 순교 성인의 대축일이다.

이 땅의 103위 순교 성인은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실천하신 분들이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참으로 두려운 그분의 일침이다.

그런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오늘의 우리에게

선조들의 저 영웅적인 순교 이야기가 가슴 깊이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일 수도 있을 게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저 뜨끔한 말씀을 우리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모든 생물에는 한계가 있듯이 우리 인간도 한계를 지니는데, 그것이 바로 죽음이리라.

그리고 우리는 죽음이 삶의 한 부분이며 삶을 완성시키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게다.

죽음이 하나의 현실이므로, 그것 때문에 두려워하거나 위축되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것으로 마지막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더욱 보람 있고 알차게 살아야 한다.

 

이런 삶의 한계를 잘 알고 있던 우리네 순교자들은 누구보다도 목숨을 아끼고 사랑하던 분들이었지만,

죽음을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를 위한 제2의 세례로 받아들여

기꺼이 순교의 그 험난하고도 영광스러운 길을 선택하였다.

생명에 대한 애착이야말로 가장 본능적인 것인데,

하느님을 위하여 그것마저도 기꺼이 포기하고

십자가의 길을 가신 우리 선조들은 참으로 장하신 분들이다.

 

“성인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으며, 순교자들은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성령은 순교자들의 영이시다.”라는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 신부님의 고백이 마음에 와 닿는다.

현대는 피를 흘리는 순교보다는 땀과 노력, 봉사와 희생이라는 새로운 의미의 ‘백색 순교’를 요구한단다. 결혼과 가정생활에도 피를 흘리지 않는 순교가 요청된다.

하느님과 진실과 정의를 위하여 평신도 신분으로 마치 수도자처럼 살아가는 분들도 종종 만난다.

이분들의 삶이야말로 새로운 의미의 백색 순교, 순교자의 여정이 아닐까?

 

이렇게 순교자들의 장렬한 죽음은 복음으로 변화된 새로운 삶의 완성이었다.

그것은 교회만이 아니라 이 땅의 참된 인간화를 위한 한 알의 밀알과도 같은 봉헌이었다.

순교자들의 후예로서 우리 또한 사회와 자신의 새로운 변화를 위하여 복음의 가치를 증언하는 이가 되자.

이것이 진정한 순교 정신의 계승일 게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면

자기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분명하고도 단호히 말씀하셨다.

이기심과 욕심, 세속적인 생각이 가득한 자기 자신을 버리고 남들을 위해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 삶에 주신 모든 책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리라.

이렇게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자세,

이것이 바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인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자그마하고도 아주 멋진 순교일 것이다.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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