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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22 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복음적 대조사회의 참 가족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21 조회수1,066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5주 화 루카 8,19-21(15.9.22)



“내 어머니와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8,21)



Jesus' Mother and Brothers




 복음적 대조사회의 참 가족  

인간은 자신의 한계와 연약함 속에 생존하려다 보니 주변의 환경과 사람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혈연, 학연, 지연 등에 의존하면서 익숙해지고 길들여지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습(習)에 젖어 살아가지요. 이 익숙함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가져다줍니다. 그것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눈으로 보고 경험해보지도 못한 세계에 자신을 던진다는 건 큰 모험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익숙함과 습(習)이 하느님의 창조와 기쁨의 새 공동체에 들어가는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27년까지 나자렛에서 장인(匠人)으로 사시다가 세례를 받으신 다음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회당에서 설교하실 때 찾아온 어머니와 형제들을 향하여 매정하게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8,21) 하고 말씀하십니다. 왜 말씀에 충실했던 어머니에게까지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의아해집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께 자신을 맡겨 드렸습니다(루카 1,38). 그녀는 자기 아들에 관한 모든 말씀을 깊이 되새겼고(2,19), 그 말씀을 엘리사벳에게 전해줌으로써 그 말씀은 풍요로워져 ‘마리아의 노래’(1,46-55)로 흘러넘쳤습니다. 그녀는 말씀에 굳게 의지하여 인내로써 결실을 맺었습니다.

마르코복음 3장에 따르면 예수님과 성모님, 형제들 사이의 관계는 소원했고 원만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가족들은 그분의 처신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지요(마르 3,21). 몰이해 속에 예수님의 가혹한 말씀을 들었던 가족들이 예수님 부활 이후에는 그분을 믿게 됩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은 예수께서 승천하신 뒤 성령을 기다리며 기도에 전념하고 있던 열두 제자들과 함께 있었습니다(사도 1,14).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것은 하느님 안에서 형성된 영적인 관계가 혈연관계보다 더 우선하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분은 혈통과 가족 관계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의 일원이 되었던 구약의 친족법을 완전히 뒤엎으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과 말씀의 실행이라는 절대 가치 앞에서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결혼생활을 생각하지 말고(마태 19,12), 당신보다 가족을 앞세우지도 말며(마태 10,37), 아버지 장례에도 참석하지 말고(마태 8,21-22), 식구들에게 작별 인사하러 가지도 말라고 하셨지요(루카 9,61-62). 제자들은 그런 요구를 따라(마르 10,28-30) 예수님을 중심으로 영적 가족을 형성했던 것입니다.

오늘 나는 예수님의 참된 영적 가족의 일원으로 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하느님 안의 새로운 영적 가족의 일원으로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나에게 잘해주는 이들과의 관계, 나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 혈연관계를 더 중요시하며 하느님을 뒷자리로 내치고 헛되이 시간을 보냈던 순간들이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또 말씀을 듣기보다는 내 생각과 주장을 먼저 말하느라 정신을 팔고, 수 없는 말을 쏟아내면서도 실행에는 더딘 영적 굼뜸에 대해서도 가슴을 치는 오늘입니다. 영적으로 맺어진 가족이 육신으로 맺어진 가족보다 더 거룩하며(성 암브로시우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이들이 진정한 하느님의 가족이라(대 바실리우스)는 말씀을 깊이 새기길 희망합니다. 주님! 익숙하고 편한 관계 속에 안주하려는 마음에 새로운 영을 불어넣어주소서!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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