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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마리아 우리 신앙의 어머님 /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22 조회수800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왜 살며 지금의 삶은? 가끔은 이런 질문을 떫게 여기면서 그 답변을 피하려만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암튼 이 물음에 어떤 형태로든 답은 있어야 삶이 분명해질 게다.

그 답변 가운데 하나는 분명 가족이 있다.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 때문에 산단다. 그렇다.

가족이라는 인연만큼 소중한 건 이 세상에 없다.

그들과의 관계를 기쁨으로 만드는 게 삶에서는 정말 중요할 게다.

그 관계가 엉망이라면 ‘주님의 개입’을 간절히 청해야만 하리라.

가족 간의 일치는 주님의 은총 없이는 정녕 불가능하기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군중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누가 예수님께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뵈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알려 드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루카 8,19-21)’

 

얼핏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당신 가족들을 멀리하시는 것처럼 보이기에 많은 이가 의아하게 생각할 게다. 그러나 이의 초점은 그분께서 어머니와 형제들을 멀리하셨다는 것이 아닌,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들을 새로운 가족, 형제로 삼으셨다는 데에 있으리라.

 

본당 사제의 가족이 본당 구역 안에 살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게다.

사제가 가족을 사랑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당 사목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신자들보다 가족에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신자들에 대한 보편적 사랑에 장애가 되리라.

본인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자들은 바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가족이 아닌 일반 신자라 하더라도 특정 이들하고만 특별히 만나거나 환대하다 보면

다른 신자들이 불편해하는 것도 마찬가지임을.

 

예수님은 열두 살 되던 해에 부모님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지내러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셨다.

축제가 끝나고 사흘이 되어서야 당신을 찾으신 부모님께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라며 부모님을 쾌나 섭섭히 해 드린 적이 있었다.

이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면 혈육의 정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는 걸 이미 소시 적부터 예고하신 거다.

 

예수님은 그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 주신다.

어머니가 아들이 보고 싶어 찾아왔으나 그분께서는 성모님을 만나려고도 하지 않고,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고 냉정히 말씀하신다.

아들 예수님의 이런 반응에 우리 성모님은 그 옛날 그 섭섭했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셨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작은 가족 대신 한없이 큰 가족을 품으셨다.

이렇게 핏줄로 맺어진 혈연관계가 아닌, 예수님을 따르는 영적 관계가 중요할 게다.

성직자나 수도자가 가족을 떠나는 것은 더 큰 사랑을 위해서,

모든 이를 향한 보편적 사랑을 위해서, 더 많은 이를 형제로 맞아들이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과 하나가 되셨다.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을 요한 제자에게 맡겨 드리면서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래서 성모님께서는 외아들을 잃는 그 자리에서 모든 이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먼저 떠나는 불효자가 아닌,

어머니 마리아를 육정을 넘어서는 진정한 신앙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다.

모자의 혈육에만 매달려서 그 큰 하느님의 뜻을 바라보지 못하면 어떻게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시겠는가?

예수님은 제자들과 그곳 모두에게 성모님의 관계는 육정에 매인 게 아닌

하느님과의 큰 뜻을 이루려는 관계임을 분명히 보인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이해타산에만 젖는 안타까운 가족 관계를

주님 말씀으로 다져지는 찐한 혈육의 참 가족으로 거듭나야만 할 게다.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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