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9.24 목/ 두려움을 몰아내는 사랑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23 조회수1,071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25주 목 루카 9,7-9(15.9.24)


“헤로데는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루카 9,7)


 
Herod Antipas in the Bible





 두려움을 몰아내는 사랑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 외적 요인들이 많은데 두려움도 그 하나입니다. 두려움은 어떤 현상이나 경험을 예상하면서 가지게 되는 불안한 감정입니다. 우리는 두려움을 통해서도 자신의 심리 상태와 자신을 이해합니다. 따라서 두려움의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거기서 자유로워지느냐 하는 것은 영성생활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두려움 앞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불안해하고 근심 걱정을 하는 사이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헤로데 영주는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해 합니다(9,7). 더러는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났다.” 하고, 더러는 “엘리야가 나타났다.” 하는가 하면,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났다.” 하였기 때문입니다(9,7-8). 헤로데가 그토록 당황한 것은 두려움 때문이었고 그 두려움은 사랑 결핍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동기로 두려움을 느낍니다.자신의 존재가 사라져버릴 것 같을 때, 신체 일부를 상실할 것 같을 때, 자유를 통제 받고 잃어버릴 것 같을 때, 다양한 관계에서 버려질 것 같을 때, 남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것 같을 때 등. 질투, 분노, 죄책감, 수치심, 고소공포증 등도 두려움의 표현입니다. 두려움은 불안을 부르고, 불안은 자기 자신에게 갇히며 과거의 삶에 대해서는 후회와 자책을, 미래에 대해서는 근심 걱정을, 현재 삶에 대해서는 선택과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위축되고 열등감에 빠지게 합니다.

헤로데는 두려움 속에서 하느님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기 생각과 힘으로 불안을 떨쳐버리려 했습니다. 그는 사랑으로 두려움을 이기려 하기보다는 육의 경향에 사로잡혀 권력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그에게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이 없었습니다.

요한 1서는 말합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아직 자기의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4,18) 그렇습니다! 내가 느끼는 두려움은 사랑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표지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사랑 부족이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에 두려움은 오직 사랑으로만 이겨내야 합니다. 두려움의 자리에 사랑을 채울 때 영적 성장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을 사랑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것 외에 그 무엇을 두려워해야 할까요?

두려움의 끝은 불안이 아님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헤로데는 예수님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그 소문을 듣고 불안해했습니다. 그는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자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기에 두려움이 던지는 메시지를 읽어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두려움이 주는 메시지를 읽는 유일한 길은 하느님을 사랑하는데 있습니다. 두려움은 사랑으로 나아가라는 표지이며 사랑이 아니고서는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굴레임이 분명합니다.

이제 나도 헤로데처럼 자신의 의지와 감정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보지 못하고, 자기 생각과 가치기준으로 두려움을 극복하려 하지 않았는지 성찰해봅니다. 술이나 약물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두려움을 떨쳐버리려 해도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으며 더구나 사랑은 찾아들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이기려거든 현세적인 방편들이나 사람에게 기대지 말고 ‘더욱 더’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오늘 하루도 지닌 것을 잃어버릴까, 자신을 상실할까, 인정받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알아채지 못할까, 더 사랑하지 못할까, 끊임없는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까, 사랑할 기회를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는 ‘거룩한 두려움’의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