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27 일,
* 올라갈수록 내려가라
하필 한가위에 ‘탐욕을 경계하라’는 말씀을 주셨으니, 하느님의 구원경륜은 참으로 오묘합니다.
풍성한 수확에 인심도 넉넉한 이때, ‘한가위만 같아라’는 시절에 들려주는 말씀입니다.
민족사를 길게 보자면, 사실 지금은 풍요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릿고개는 없어졌습니다.
단군 이래 가장 부유하고, 교회도 크게 성장하여 550만 신자 시대가 아닙니까.
이런 시대의 한가위를 맞아, 하느님은 우리에게 ‘어리석은 부자가 되지 말라’고 가르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가서 타락해 버렸습니다.
그들은 광야 시절의 가난한 가르침을 잊어버린 것입니다.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가난했지만 서로에게 정다웠던 과거를 기억하고 있습니까.
북한의 가난한 형제들과 힘들고 지친 이웃 나라들을 돌보고 있습니까.
우리 교회는 어떠합니까.
가난한 교회가 되라, 가난한 사람의 친구가 되라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권고를 실천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재화는 하느님 앞에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부유해야 합니다.
곳간에 재물을 쌓아 두면 무엇합니까.
당장 주님이 데려가실 수도 있습니다.
당장에 말입니다.
- 주원준 수석연구원(한님성서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