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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29 화/ 하느님 사랑의 도우미요 중개자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28 조회수1,084 추천수7 반대(0) 신고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 요한 1,47-51(15.9.29)




Sts. Michael, Gabriel, Raphael Archangels




 하느님 사랑의 도우미요 중개자  

누군가가 내 곁을 떠나버린 뒤, 늦가을 마지막 잎새를 바라볼 때, 가까운 이들로부터조차 이해받지 못할 때, 배신을 당하고 오해를 받을 때,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소외 당할 때, 하느님을 느끼지 못하는 메마름을 경험할 때 실존적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혼자일까요?

천사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로서 주님의 계획을 알리고 그분의 명령을 전달하는 전달로 인간의 구원에 개입하도록 파견된 존재입니다. 천사들은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께 봉사합니다(다니 7,9-10.13-14). 또 그들은 교회가 악의 세력에 맞서 펼치는 싸움에 간여합니다(묵시 12,7-12ㄱ).

천사라는 명칭은 본성이 아니라 직무를 가리킵니다. 하느님께서 중요한 것을 전하는 이들을 대천사라 하고 덜 중요한 것을 전하는 이들은 천사라 일컫습니다. 천사론에서 믿을 교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각의 대상인 세상과 우리 감각을 초월하는 영의 세계도 창조하셨다는 것뿐입니다.

“누가 하느님과 같은가”라는 뜻을 갖는 미카엘 대천사는 천상 군대의 우두머리로서 종말의 큰 싸움에서 사탄에게 승리합니다(묵시 12,7 이하). 하느님께서 당신 외에 그 어떤 존재도 할 수 없음을 보여주시려고 강력한 행위를 취하실 때에 파견되는 천사가 바로 미카엘 대천사입니다.

“하느님의 권세”라는 뜻을 갖는 가브리엘 대천사는 신약성서에서 세례자 요한의 탄생(루카 1,11-17)과 예수님의 탄생(루카 1,26-38)을 알립니다. 가브리엘 대천사가 파견된 것은 “만군의 하느님이시고 전쟁에 능하신 분께서 세상에 오시어 겸손하게 나타나셨지만 ‘하느님의 권세’로써 높은데 거처하는 악령들과 싸우게 되리라는 것을 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한편 라파엘은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치유”라는 뜻을 갖습니다. 라파엘 대천사는 그 치유의 직무를 통해서 토비아의 눈을 만지어 그의 눈에서 눈멀음의 어두움을 몰아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른바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나이 탓에, 계절 탓에, 환경의 변화나 심리적 충격 때문에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람 때문이든 일 때문이든 심하게 고통스럽고 불편한 것을 맞닥뜨리면 사람이 싫어져 무인도에라도 가고 싶고 일상을 벗어나고 싶기도 합니다. 이런 체험은 혈연의 형제보다 더 끈끈한 형제애를 살아야 하는 수도원이라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생명을 지니고 이 땅에 있게 된 것도, 매순간 숨쉬며 살아가는 것도 모두 내 밖의 ‘타자’(他者)의 손길이 없이는 불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과 어디선가 말없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이들의 천사 같은 손길 때문에 이렇게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영(靈)이신 하느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구원 업적을 이루어나가시고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십니다. 나아가 천사들을 보내주시어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 선 안에 머물도록 이끌어주시며, 어떤 순간에도 함께해주십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선, 고통 중에 건네지는 위로의 말, 절망 중에 희망의 빛을 주는 격려, 소외되고 지쳐 있을 때 함께 해주는 관대함 등은 천사의 손길인 셈입니다. 단 한 순간도 하느님의 손길 없이 살 수 없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지혜일 것입니다.

늘 다양한 방법으로 천사를 보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우리도 또 다른 천사가 되어 이웃에게 다가도록 해야겠습니다. 고독사(孤獨死)가 늘어가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함께해주는 천사, 사랑을 전해주고, 빈자리를 채워주며, 가진 바를 나누는 천사가 됨으로써 모두가 하느님 때문에 기쁘고 행복해지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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