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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1 목/ 낮추어 다가가는 사랑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30 조회수1,043 추천수5 반대(0) 신고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대축일 마태 18,1-5(15.10.1)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마태 18,4)



St. Theresa





 낮추어 다가가는 사랑

사람은 사랑으로 지음 받았고 사랑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것은 목숨만큼이나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자기식대로 사랑을 주고 받으려 하고, 사랑을 주기보다는 더 많이 받으려 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받기보다는 주는 것을 더 기뻐하고, 사랑할수록 사랑하는 대상의 뜻을 존중하여 따릅니다. 곧 사랑하는 존재 앞에 자신을 낮추고 사랑하는 이가 사랑하는 모두를 사랑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길을 가르쳐주셨고,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그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마태오복음 제18장은 공동체설교로서 교회의 참모습과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지녀야 할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밝히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 첫 부분으로서 하늘 나라에 들어갈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18,3)고 하십니다.

여기서 ‘어린이처럼 된다’는 말은 자신을 낮추는 것을 뜻합니다(요한 3,3-5). “누구든지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큰 사람입니다.”(18,4) ‘낮춘다’는 것은 맹목적인 복종이나 자제가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에 적극적으로 봉사한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기준은 우리 기준과 전혀 다릅니다. 하느님 앞에서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처럼 낮추어 겸손하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18,5). 예수님의 이름으로 어린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사랑하신 예수님의 처신과 명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과 보잘것없어 보이는 이들을 업신여기지 않고 사랑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것이 곧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을 낮추어 사랑을 사는 겸손으로 사회적 약자들과 고통받는 이들을 받아들여 사랑하는 것이 거룩함의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15세에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한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겸손과 온유, 복음적 단순성과 하느님에 대한 굳은 신뢰심을 배우며 살았습니다. 그녀는 기도와 노동, 자만심으로 인한 과오, 고집스런 성격, 내외적인 시련에 직면하는 것 등 이 모든 일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그 사랑을 위하여 겸손하게 견디어내며 ‘작은 길’을 굳건히 걸어갔습니다. 그는 1897년 9월 30일 숨을 거두면서 말했습니다. “오, 저의 하느님, 사랑합니다. 제 소명은 바로 사랑입니다. 저의 어머니이신 교회의 심장 안에서 저는 ‘사랑’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그 사랑 때문에 그를 위해 기꺼이 낮추고 작아집니다. 낮춤과 작음은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의 자세입니다. 이는 예수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사회적 종교적으로 차별을 받는 여성들과 죄인들, 병자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을 몸소 보여주시고 가르치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따르려면 그분이 보여주신 사랑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사랑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저 “안 되었구나!”라는 안타까움이나 일시적인 관심 표명이 아니라 그들 곁으로 다가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마저도 기꺼이 나누는 구체적인 사랑의 행동이 절실한 때입니다. 그런 행동이 바로 어린이처럼 낮추어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는 참 제자의 길일 것입니다.

오늘도 사랑의 주님께로 돌아서서 낮추어, 고통받고 소외된 이 땅의 수많은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함께하며 사랑을 호흡하는 영원의 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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