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6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03 조회수897 추천수13 반대(0)

매일 아침 일어나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양치질을 하면서 거울을 봅니다. 거울은 늘 거짓이 없습니다. 전날 저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 줍니다. 일찍 자고, 즐겁게 보낸 날에는 거울 속의 제 모습이 싱그럽습니다. 늦게 자고, 속상했던 다음날 아침에는 거울 속의 제 모습도 푸석하게 보입니다. 오늘 아침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어떠셨는지요?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기쁨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기쁨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제자들은 행위의 결과를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행위의 결과보다는 의미를 말씀하십니다. 기적을 행하고, 사람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커다란 기쁨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24년 사제 생활을 하면서 기쁜 일, 보람 있는 일, 즐거운 일, 행복한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가하면 아쉬운 일, 속상한 일, 후회 되는 일, 부끄러운 일도 많았습니다. 오늘은 기쁘고도 행복했던 일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번 성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성당은 아름답고, 신자 분들은 신앙 안에서 기쁘게 살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성모의 밤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척사대회를 할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모두가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당 앞에는 작은 동산이 있었습니다. 그 동산은 성당의 땅이 아니었습니다. 시에서 관리하는 동산이었습니다. 어느 날, 태풍이 불었고, 동산 앞에 있던 아파트의 축대가 토사에 의해서 밀려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시장님께서 사고의 현장을 방문하셨고, 성당 쪽에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동산이 높아서 또다시 태풍이 불면 아파트의 축대가 붕괴될 수 있으니 동산의 높이를 낮추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그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성당의 동의가 있어야 했습니다. 저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동산을 깎아서 생긴 공간을 성당에서 공원처럼 꾸미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시장님께서도 동의하셨고, 구청에서도 협조를 해 주셔서 동산은 9미터 정도를 깎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큰 마당이 생겼습니다. 구청에서 울타리를 쳐 주셨고, 성당은 잔디를 심었습니다. 과일 나무를 심고, 꽃을 심었습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 예산 부족, 시와의 협조 등 난관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해 주셨습니다.

 

용문 수련장에 있을 때도 하느님께서는 많은 축복을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은 때로는 태풍을 통해서, 때로는 사람을 통해서, 때로는 우연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사무실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었던 것은 작은 공사이지만 성실하게 일해 주셨던 교우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사무실 앞에 모신 성모상은 기쁜 마음으로 봉헌해 주신 부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문은 저를 만나기 위해서 수련장을 찾아 주셨던 복음화 학교 임원들께서 봉헌해 주셨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것, 나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이 계신 것, 하느님을 믿게 된 것 이 모든 것들이 축복이며, 기적입니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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