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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 연중 제27주일[나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04 조회수667 추천수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혈연도 아닌 부부가 평생 사랑하는 것은

자녀나 형제부모를 사랑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고 더 큰 희생을 요구할 게다.

그래서 요즈음 누군가에게 정을 주면서 상처를 입기보다는

차라리 반려동물을 기르거나 화초 등을 키우려는 게 두드러진 양상으로 나타난단다.

 

하느님께서도 인간을 사랑하시기가 결코 쉽지는 않으셨던 모양이다.

노아의 홍수는 하느님께서 다른 어떤 동물이 아니라

오직 인간 때문에 당신의 창조 사업을 후회하셨던 결과물이리라.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으셨다.

오히려 그분께서는 당신 피조물인 인간을 귀하게 여겨 사랑으로 인류를 더더욱 번성하게 하셨다.

이리하여 당신 영광과 존귀함을 한층 더 드러내었다.

 

예수님은 당신을 시험하려는 바리사이들에게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에 대하여 엄히 지적하신다.

혼인은 남녀 간의 사랑의 계약만이 아니라 인간 생활의 기본 질서이다.

혼인 안에서 남녀는 서로를 보호하고 상대방의 약점과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더욱 성숙하게 된다.

부부간에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인간에 대한 인격적인 사랑과 신의를 이룬다면 미래는 위안이 되고 희망적일 게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7-9)’

두 사람의 몸이 ‘한 사람의 몸’으로 바뀐다는 거다.

두 영혼이 ‘하나의 영혼’이 되고, 두 인격이 ‘하나의 인격’으로 묶인단다.

이렇게 혼인은 하느님의 창조 질서이기에 인간이 마음대로 바꿀 수가 없다.

 

나의 운명이 그대의 운명과 같아졌다니, 생각할수록 놀라운 가르침이다.

실제로 모든 운명은 하느님께서 좌우하신다.

그러기에 사람의 계산과 노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분의 은총에는 한계가 없다.

그래서 앞날에 대해서는 하느님께 맡기는 것이 언제라도 정석일 게다.

당연히 ‘하나가 된’ 운명을 바꾸려는 생각보다 더 ‘좋게 하려는 생각’으로 빨리 바꾸어야만 하리라.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혼인의 근본적인 의미를 일깨워 주신다.

그 첫 번째가 남녀의 평등성이다. 여자는 물건이 아니므로 남자의 재산이 아니다.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격체이다.

여자와 남자는 하느님의 모습으로 평등하게 지어졌고,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평등하니까.

그래서 혼인이란 남녀 당사자들이 모두 하느님께 속한다는 사실에서 평등한 남녀의 결합이리라.

 

두 번째가 남녀의 보완성이다. 남녀는 서로 협력하여 살아가는 보완성을 지닌 존재일 게다.

아직도 많은 이의 사고 속에 남아 있는 남성 우월주의를 되돌아보게 한다.

남녀의 평등이 없는 부부 사이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그리고 부부가 서로 협력하여야 하는 동반자 의식이 없으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없으리라.

인간은 모두 부족하고 약한 존재이니까.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완해 주고 약한 부분은 서로 책임져 줄 때 가정이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 그토록 소중한 인연을 아무렇게나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가고 있다.

어렵게 만나고는 쉽게 떠나려 한다. 고통은 피하고 기쁨만 잡으려 한다.

그러나 ‘쉬운 인생’이 어디에 있을까? 삶은 본래부터 고통스러운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게다.

그러므로 번민과 괴로움은 ‘정상적인 삶’의 모습이다.

더구나 두 사람의 운명이 하나의 운명으로 바뀌었으니 고뇌는 당연한 일이리라.

인연이 주는 아픔이 반복되더라도, 하느님께서 맺어 주셨음을 기억해야만 한다.

나의 한쪽이 흔들리더라도, ‘나는’ 바로 걸어가자.

그러면 운명을 쥐고 계시는 그분께서 끝까지 잡아 주시리라.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결코 안 됨을 명심하자.

 

한국 교회는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낸다. 오늘은 연중 제27주일이자 군인 주일이다.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한다.

인간을 고귀하게 창조하시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만들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군인들의 노고와 헌신이 이 세상의 평화를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

또한 군 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를 비롯하여

군인들이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봉헌하자.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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