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05 조회수898 추천수15 반대(0)

명동에서 지내는 즐거움 중에 하나는 가끔씩 영화를 보는 것입니다. 걸어서 5분이면 영화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사도인턴을 보았습니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룬 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퇴직한 사람이 다시금 일을 한다는 미국 영화입니다. 하지만 두 영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사도에서 왕은 아들인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하게 합니다. 세자가 소신껏 정사를 보면 왕인 아버지는 신하들의 편을 가르게 만들었다고 야단을 칩니다. 아버지인 왕에게 물어보지 않고 일을 처리하면 마음대로 일을 한다고 야단을 칩니다. 아버지인 왕에게 물어보고 일을 처리하면 그 정도는 알아서 해야 한다고 야단을 칩니다. 아버지의 그런 태도에 세자는 점점 의욕을 잃어버립니다. 자신감을 상실합니다.

 

인턴에서 젊은 사장은 퇴직한 사람을 사회 공헌 프로그램의 차원에서 인턴으로 채용합니다. 40년간 직장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인턴은 직원들에게 따뜻함으로 다가갑니다. 직원들은 마음을 열고 조언을 구합니다. 인턴은 직원들의 말을 들어주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 해 줍니다. 젊은 사장도 어려움을 겪지만 인턴의 도움으로 조금씩 안정을 되찾게 됩니다. 회사의 운영은 능력과 재능을 갖춘 사람들이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청과 배려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동네 공터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처럼 무슨 말은 하지 않지만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편안함을 주는 그런 사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성공한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기대만큼 공부를 잘 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아들은 음악에 대한 재능이 있었고, 기타를 좋아해서 기타연주를 하곤 했습니다. 아버지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왔는데 아들이 기타를 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기타를 부서 버립니다. 부서진 기타처럼 아들의 마음도 부서졌을 것입니다. 이런 일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까요?

 

박사학위가 3개인 본당 신부님이 있습니다. 이제 막 사제가 된 보좌 신부님이 함께 사목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좌 신부님은 몇 번의 실수를 하게 됩니다. 요즘 신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강론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사제가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보좌 신부님도 커다란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이런 일이 현실에서는 없을까요?

 

1991년 처음 보좌신부로 본당에 갔을 때입니다. 본당 신부님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많은 것을 알려 주셨습니다. 식사 후에는 함께 산보를 다녔습니다. 시장에도 함께 가고, 신자 분들을 만나면 안부를 묻곤 하셨습니다. 저의 실수를 이해해 주셨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함께 지냈던 2년이 행복했습니다. 사목이란 기쁜 일이고, 신자 분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움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주셨고, 보좌 신부님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하시면서 용돈도 넉넉히 주셨습니다. 신부님께서 해 주셨던 것처럼 함께 지냈던 보좌 신부님들에게 하려고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가 상처 입은 사람의 이웃입니까?’ 그리고 오늘 알렐루야에서 우리가 상처 입은 사람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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