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06 화,
* 하느님의 일, 나의 일
사제 생활을 해 나가다 보면 본의 아니게 저라는 작은 이름 뒤에 이러저러한 이름이 하나씩 붙곤 합니다. 그런데 그 이름이 저를 말해 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라는 존재는 하느님 안에서 참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것을 잊고 그 이름에만 머물러 있다면 저는 불행한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이름과 더불어 제게 주어진 일들을 쉽게 하느님의 일이라고 착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사제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하느님의 일이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내 생각과 내 의지와 나 자신이 주도한다면 그것은 하느님을 이용한 저의 일이 되겠지요.
시작은 그분을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결국 저 자신이 그분을 막아선 걸림돌이 되었던 숱한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그분처럼 말하고 움직이며 사랑하고 아파하며,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사제가 되기도 수도자가 되기도 그보다 더 앞서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알고 선택하는 ‘좋은 몫’이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갖고픈 몫이 아닌 그분이 바라시는 몫에 저 자신의 시선이 먼저 머물러 있기를 청해 봅니다.
- 김인한 신부(부산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