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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07 조회수1,178 추천수16 반대(0)

신학교에서 지낼 때입니다. 매일 저녁 715분이면 묵주기도를 하였습니다. 혼자 할 때도 있지만 함께 할 때도 많았습니다. 본당 신학생들과 함께 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하기도 하고, 교구 모임과 함께 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신학교에는 묵주를 들고, 기도를 하는 신학생들의 기도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그 기도는 신학생들을 지켜주는 힘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예방 주사를 맞는 것처럼 묵주기도는 신학생들을 악의 유혹으로부터 지켜 주었습니다.

 

봉성체를 갈 때도 그렇고, 어딜 갈 때면 신자 분들의 차를 타곤 하였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차를 타면 잠시 기도를 하였습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을 함께 하였습니다. 짧은 기도이지만 신자 분들은 좋아하셨습니다. 저도 차비를 내지 않는 대신 기도를 함께하니 조금은 덜 미안했습니다. 예전에 어르신들은 밥을 풀 때도 잠시 기도를 하셨습니다. 지금 내가 이루는 모든 일들이 하느님의 도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겸손해 질 것입니다.

 

선배 신부님 중에 매일 같은 시간에 기도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 시간에는 본당의 모든 교우들이 함께 기도한다고 하였습니다. 술 한 잔 하다가도 시간이 되면 기도하시는 신부님이 참 좋게 보였습니다. 성소 후원회원들께서도 매일 저녁 10시면 고리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신학생들과 사제들을 위해서 기도를 하십니다. 그분들의 기도는 신학생들과 사제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있습니다.

 

소중한 일이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입니다.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하루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입니다. 공동선을 위해서 함께 연대하는 시간입니다. 책을 읽는 시간입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시간입니다. 나의 것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시간입니다. 감사하는 시간입니다.

 

도시에는 많은 차들이 있습니다. 차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서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오래된 차도, 이제 막 나온 새 차도, 서민들이 타는 경차도, 고급차도 차의 목적은 정해진 장소를 향해서 달려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길에도 원칙과 규칙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아무리 급한 차라고 해도 꼭 지켜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신호등입니다. 파란 불에서는 가도 되지만, 황색 불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빨간 불에서는 무조건 서야합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차가, 빨간 불에 그냥 달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다행히 별일이 없을 수도 있지만, 빨간 불에서 달리면 엄청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사제들이 1년에 한 번씩 피정을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까지 왔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아무리 급해도 빨간 불에서는 서야 하듯이 아무리 급해도 신앙인에게 기도의 시간은 필요한 것입니다.

 

파란 불이 길고, 빨간 불은 짧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짧아도 빨간 불은 소중한 규칙입니다. 우리가 하루 중에 대부분은 파란 불처럼 움직이고 행동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기도의 시간을 잊어 먹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방향을 잃어버린 차는, 목적지를 알지 못하는 차는 아무리 달려도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소중한 일을 먼저 하십시오. 그리고 중요한 일을 하십시오. 이기적으로 살기에 우리의 하루는 너무나 짧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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