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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꼭 필요한 것 한 가지 - 김찬선(레오나드로)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07 조회수1,153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주님의 이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마리아의 몫은 좋은 몫이고, 
          마르타의 몫은 나쁜 몫이라는 건가요?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고 
          그것은 마리아가 택한 것이니 
          마르타가 택한 몫, 
          곧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인가요?
          그리고 이 말씀은 마르타를 나무라시는 말씀인가요?
             
          이렇게 이해하면 당연히 안 되겠지요.
          주님께서 뜻하신 것은 
          마르타가 택한 몫이 나쁜 것이라는 뜻이 아니고,
          마르타가 택한 몫이 불필요한 것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실상 누구도 아무 일 하지 않으면 
          공동체가 어떻게 굴러가고,
          예수님조차도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십니다.
          예를 들어, 원장인 제가 지금 
          수도원 비우고 피정 지도를 보름이나 하는데
          저 대신 집안일을 해주는 형제들이 없으면 
          제가 이런 일을 할 수 없겠지요.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마르타가 하고 있는 일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무시하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자세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 일을 불평불만하며 하지 말라는 것이고,
          그 일의 수고를 알아달라고 하지 말라는 것이며,
          그 일을 너무 근심걱정하며 하지 말라는 것이고,
          그 일로 인해 다른 사람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며,
          일 중독자처럼 일의 노예가 되어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실상 우리는 일을 하면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불평불만을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은 다른 것인데 
          그 일이 자기에게 주어졌다고 하는 것이지요.
             
          또 일의 수고를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불평불만을 하곤 합니다.
          남의 인정을 못 받으면 
          아무런 보람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일을 하며 너무 근심걱정이 많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까봐 근심걱정을 하는 것인데 
          그것이 다 내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욕심 때문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종종 
          일로 인해 인간관계가 나빠집니다.
          자기는 고생 고생하는데 
          다른 사람은 놀고먹는다고 비난하고
          내가 하는 대로 잘 따라주지 않는다고 
          못마땅해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일중독이고, 
          일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이 사랑을 잃을 때 무섭게 일에 빠져 사는데
          그것은 사랑이 없는 그 빈 곳을 일로 채우려는 것이지요.
          이럴 경우 일이 없으면 불안하고, 
          기도도 안 되고,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우리가 단지 
          이렇게 일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뿐일까요?
             
          이렇게 인간적인 차원으로밖에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라는 
          말씀의 뜻을 잘 이해치 못한 겁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을 하건 
          하느님 안에서 하는 것으로서
          하느님 안에서 일하고, 
          하느님 안에서 친교하며, 
          하느님 안에서 쉬는 겁니다.
          그럴 때 우리의 일도 기도이고, 
          친교나 쉼도 기도가 되고, 성사가 될 겁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오늘
          기도 없는 일,
          사랑 없는 일.
          하느님 없는 일,
          한 마디로 성사가 아닌 일은 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을 명심하는 오늘 하루가 되어야겠습니다.
          
                 - 김찬선(레오나드로)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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