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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09 조회수848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0월 9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If it is by the finger of God that I drive out demons,
then the Kingdom of God has come upon you.
(Lk.11,20)
 
 
제1독서 요엘 1,13-15; 2,1-2
복음 루카 11,15-26
 

건축 공사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신부님이 계십니다. 사실 성당을 새로 짓는 것, 또한 본당의 여러 가지 공사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 신부님께서는 힘들어하는 공사들을 매우 즐겁게 하십니다. 한 번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나는 포클레인으로 땅 파는 것만 봐도 즐거워.”

남들은 모두 힘들어하고 피하려고 하는 일, 그러나 이를 즐겁게 생각하면서 대하기 때문에 땅 파는 것만 봐도 기쁜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내리막만 있지 않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게 할 수밖에 없는 오르막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전거를 즐겨 타는 사람들은 쉬운 내리막만 좋아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힘든 오르막도 좋아합니다. 아니 자전거의 안장에 앉는 순간부터 좋아하는 것입니다.

문득 신학교 다닐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신학교 들어가면서 등산이라는 것을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하는 등반이 너무 힘들었지만, 정상에 올라 선 순간 그 멋진 장관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산악반 동아리에 등록해서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산의 정상만을 좋아했기에 속도를 내어서 필사적으로 산을 올랐습니다. 이러다보니 산의 정상에서 경치를 내려다보는 것만 목적이 되었고, 도중의 경치는 볼 마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제가 지금도 산을 좋아할까요? 산에 대한 기억은 힘들다는 것뿐 더 이상 산을 즐기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떤 목적만을 쫓아서는 기쁘게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십니다. 이 세상에 악만 가득하지 않지요. 이 악을 물리치고 또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이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단지 먼 훗날 들어갈 하느님 나라를 생각하면서 지금의 삶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미 와 있는 하느님 나라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어렵고 힘든 일을 겪게 될 때, 사람들은 이 순간을 참으면 큰 기쁨을 얻을 것이라고 위안을 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그 순간 자체를 즐기려는 마음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을 기억하면서 인내보다는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즐길 수 있는 순간들은 매우 많습니다. 어떤 생산적인 일들을 하고, 좋은 결과를 내야지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어야 하며, 또 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하느님 나라는 와 있기 때문입니다.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면, 순간의 기쁨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면 분명히 매 순간 즐거움과 기쁨이 내 곁에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희망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만져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이룬다(헬렌 켈러).


좋은 일이 가득한 오늘이 되세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우리

강의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많은 것들을 보게 됩니다. 이 조그마한 머리에서 새로운 것들이 얼마나 나올 수 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책을 많이 보게 되고, 인터넷도 신문도 잡지도 열심히 보게 됩니다. 이렇게 부지런만 떨면 강의 자료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얼마든지 즐길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좋은 글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볼 수도 있고, 훌륭한 분들의 생각이 담긴 책을 편하게 누워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의지만 있으면 신을 신고 밖으로 나가 마음대로 걸어 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깨달음을 얻으면서 흐뭇해하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데 할 수 없다고 말할 때가 많습니다. 주어진 것이 많은데 받은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기쁨을 주는 것들이 있음에도 어렵고 힘든 것들이 너무 많다면서 불평에 쌓입니다. 행복의 조건들이 가득해도 불행의 몇 가지가 전부인 것처럼 말합니다.

이렇게 가지고 있으며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떠올려 보니, 내게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 역시 피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통과 시련 역시 내게 주어진 것이라면 내 몸으로 완전히 받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받은 것들에 대해 응당 치러야 할 값은 아닐까요?

남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또한 남이 누리는 것들을 부러워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수 있다면, 남들이 혀를 찰 정도로 어렵고 힘든 순간이 와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잘 꾸며진 어느 음식점의 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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