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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13 화/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12 조회수1,127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28주 화 루카 11,37-41(15.10.13)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루카 11,41)


Denunciation of the Pharisees and Scholars of the Law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속입니다. 겉으로 양순해 보이고 선해 보여도 교묘하게 다른 이들을 속이며 사는 이들도 있고, 심지어 영성에 대해 대단히 심오한 진리를 말하면서도 다른 이들을 모질게 대하는 교만한 이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진정 겉과 속이 같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는 길을 찾아 무르익어가는 가을이었으면 합니다.

예수님을 자기 집에 초대한 바리사이가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는 그분을 보고 놀랍니다. 유대인이라면 으레 율법에 정해진 대로 식사 전에 돌 항아리에 담긴 물에 손을 씻고 식사 중에도 식사가 바뀔 때마다 손을 씻어야 했기에 놀란 것은 당연했습니다.

바리사이는 율법의 외적 절차를 지키는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이었던 그들은 율법 준수에는 열중하면서도 일반 민중들에게 자비심을 지니지 않았고 공의롭게 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자신들은 거룩하고 선택받은 사람이라 여기면서 다른 이들을 배제하는 교만한 마음을 지니고 살았던 것이니 겉과 속이 달랐고 속은 오염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바리사이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11,39) 곧 잔과 접시의 겉과 속은 하나임에도 겉만 깨끗이 닦듯 율법의 준수와 형식적인 절차를 중요시하는 것은 위선임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11,41) 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그릇입니다. 이 그릇에 담아야 할 것은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입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주 하느님을 깨끗한 마음과 순수한 정신으로 섬기고 사랑하며 공경하고 흠숭하도록 하십시오.”(22,26)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주님의 주도권을 늘 인정하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그는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다른 이들을 사랑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자주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에 정신이 쏠리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의식하며 외적인 형식과 인사치레를 하며 겉치레 삶을 살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속살 가득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을 어떤 규범을 의무적으로 지키는 것도, 무엇을 얼마나 하느냐 하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의 순수한 지향과 사랑 가득한 마음이 없다면 기계적인 행동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이 가을에 깨끗하고 순수한 영혼으로 주님을 흠숭하고, 주님의 자비와 선을 담는 주님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그릇을 빚었으면 합니다.

주님, 영혼 저 깊은 곳을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는 당신 사랑의 눈을 주시고, 제 영혼의 그릇에 당신의 관대한 자비심을 부어주시어, 그 사랑으로 고통 받고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헤아려 모두가 행복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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