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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13 조회수1,599 추천수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0월 13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Oh you Pharisees!
Although you cleanse the outside of the cup and the dish,
inside you are filled with plunder and evil.
You fools!
Did not the maker of the outside also make the inside?
(Lk.11,39-40)
 
제1독서 로마 1,16-25
복음 루카 11,37-41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에서 한 방청객이 베스트셀러 소설가에게 물었답니다.


“어떻게 하면 소설가가 될 수 있을까요?”

이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지 마세요.”

왜 하지 말라고 했을까요? 아마 소설가의 길이 쉽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긴 문학 종사자 중 91.5%가 월수입 100만 원 미안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기억할 때, 글로 밥벌이를 하기란 정말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지 말라.”고 말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어떻게’라는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그 ‘어떻게’를 충족시킬 수 없다면 소설가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소설가가 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우선 소설을 쓰는 것입니다. 이 방법, 저 방법 생각하면서 쉽게 소설가가 되는 길은 없기 때문에 아예 “하지 마세요.”라고 말한 것이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식으로 많은 조건들, 특히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들만을 내세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조건에 충족될 수 없는 환경과 여건이라면 쉽게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자신이 관심 있고 사랑하는 길이라면 과감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많이 벌면, 높은 지위를 얻게 되면, 시간이 많이 나면 등의 겉으로 보이는 세상의 조건을 채운 뒤에야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내가 먼저 주님 앞에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는데 다른 조건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랑을 실천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내 내면을 아름답게 할 수 있으며, 이 아름다움이 겉으로 보이는 나의 모습까지 변화시킬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의 식사 초대를 받으시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논쟁이 일어납니다.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았다는 이유였지요.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이 겉으로는 깨끗해 보일지 모르나 속은 탐욕과 사악함으로 가득 차 있음을 나타내시고자 잔과 접시의 겉과 속을 닦는 비유 말씀을 하십니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위선과 욕심으로 가득하다면 겉으로만 깨끗해 보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조건들을 생각하면서 정작 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제는 그 많은 조건들은 잠시 내려놓고 먼저 해야 할 것들을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먼저 해야 할 것들은 내 마음을 주님께로 향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겉으로 보이는 부분 역시 참으로 깨끗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을 떠올려 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자신의 삶의 터전을 모두 버리고 그저 주님만을 바라보고 쫓았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모습을 갖추지 못할까요? 아직도 왜 이렇게 세상의 것들을 주님보다도 더 좋아하고 사랑할까요?

내가 원하는 평등은 다섯 손가락 사이의 평등과 같다. 다섯 손가락은 각기 길이가 다르지만 완전한 협동 속에서 수많은 일을 함께 수행한다(비노바 바베).


어느 성당 사제관에서 본 특이한 십자가.

 

긴장을 푸세요.

북극은 매우 추운 곳이지요. 평균 영하 34도라고 하니, 얼마나 추운지를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추운 북극에도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에스키모인데요. 그들이 입에 담지 않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열심히 하자.”는 말입니다. 열심히 하면 근육이 경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북극 같은 극한지에서 근육경직은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크레바스(빙하에 생긴 균열로 깊고 좁게 갈라진 틈)를 뛰어넘을 때, 열심히 하면 근육경직으로 뛰어넘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오히려 농담을 주고받는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역시 어렸을 때의 일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조그마한 도랑을 넘어야 했는데, 너무 긴장하다보니 근육이 경직되어서 뛰어넘지 못하고 그냥 빠졌거든요.

너무 긴장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주님께서 계심을, 그리고 우리와 언제나 함께 하심을 기억하면서 긴장을 풀고 웃으며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도 거뜬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극의 이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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