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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14 수/ 진실한 탈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13 조회수894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28주 수 루카 11,42-46(15.10.14)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루카 11,42. 46)



Denunciation of the Scribes and Pharisees



 

 진실한 탈피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입니다. 푸른 나뭇잎도 가을이 되면 땅으로 향합니다. 자연도 세상살이도 낮은 곳으로 향할 때 제 모습을 찾고 아름다워집니다. 그런데 인간은 하느님의 피조물임에도 늘 자신이 주인이 되고 싶어 하고 자신을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평가하곤 합니다. 껍질이나 가죽을 벗는 것을 탈피(脫皮)라 합니다. 우리도 이 탈피의 계절에 묵은 생각, 위선의 껍질을 벗어버려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11,42) 바리사이들과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는”(11,46) 율법학자들을 향하여 불행하다고 질책하십니다. 그들은 큰 착각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엄하게 꾸짖으십니다. 바리사이들은 율법의 세부 항목을 빈틈없이 지켰으나 본질적인 면에서 그 율법을 거슬렀습니다. 그들은 이웃에게 정의를 실천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율법의 정신을 실행하지는 않으면서 의인인양 처신했던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명예와 권력은 추구하면서도 사람을 경시했습니다(11,43).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고 그것을 몸으로 실천함으로써 백성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도록 불림 받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삶의 주인이심을 잊고 나눔과 베푸는 일은 등한시하면서 자신의 영광만을 챙기려 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사랑의 법인 율법에서 사랑의 혼을 빼버린 채 그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사람들을 구속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모습을 돌아봅시다. 우리도 자신이 주인인양 착각하고, 자기만의 틀로 하느님과 이웃을 바라보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 사랑의 도구인 각종 규범뿐 아니라 심지어 하느님의 말씀마저도 자기 이익을 위해 해석하고 적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봐야겠습니다.

또한 주님께서 거저 주신 달란트를 자기 것인 양 여기며 그것을 통해 인정과 존경을 받으려 하고 명예를 누리려 하지는 않는지, 그리고 주어진 모든 것을 통해 다른 이를 섬기도록 불림 받은 근원적인 우리의 성소를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주님, 이 가을에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의 위선과 거짓의 틀을 벗어버리게 하소서! 보잘것없는 자신을 마치 주인인양 여기는 어리석은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주소서! 제 생각과 판단이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을 따르는 유연함을 허락하소서!

나만 아는 이기심에서 벗어나 형제들과 이웃을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진실, 온유, 절제의 마음과 인내, 선행, 친절로 대할 줄 아는 거룩한 관대함을 주소서! 그리하여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 기쁨, 평화 안에 머무는 축복을 허락하소서! 제가 만든 껍질과 가면을 벗어버리고 당신 얼로 거듭 나게 하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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