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17 조회수788 추천수8 반대(0)

예전에 이런 질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닭이 먼저입니까? 계란이 먼저입니까?’ 생물학적으로는 밝힐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 질문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소중한 존재임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도 가끔 합니다. ‘엄마가 좋으니, 아빠가 좋으니!’ 아이들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순간 당황할 것입니다. 엄마가 곁에 있으면 엄마가 좋다고 할 수 있고, 아빠와 함께 있으면 아빠가 좋다고 할 수 있고, 엄마와 아빠가 같이 있으면 엄마와 아빠 모두 좋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분법이라는 사고에 익숙해 있습니다. 낮과 밤이 있고, 선과 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자와 가난한 이가 있고, 건강한 이와 아픈 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분법적인 사고는 사물을 이해하기 쉽고, 정의 내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분법적인 사고는 나와 상대를 가를 수 있고, 적과 아군을 나눌 수 있고, 때로 분열과 갈등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목욕탕엘 가면 열탕, 온탕, 냉탕이 있습니다. 온탕에서 열탕으로 가면 당연히 뜨겁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냉탕에서 온탕으로 가면 온탕이 뜨겁게 느껴집니다. 뜨겁다는 것이 상대적인 것이 됩니다. 불가에서는 무엇인가를 취하기보다는 버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내가 깨달을 수 있다면 부처도 버릴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도 그런 면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주라고 하셨습니다.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도 주라고 하셨습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율법, 믿음, 실천은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뿌리, 줄기, 열매가 하나의 나무를 형성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율법을 잘 지킬 것이고, 이웃 사랑을 실천할 것입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강조하는 부분은 달라 질 것입니다. 율법에 얽매여서 진리를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믿음의 대상인 하느님을 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믿는다고 하면서 실천은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는 버려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농부는 땀을 흘려 농사를 지을 때, 가을의 결실을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는 작물에 거름을 주고, 물을 주려는 농부는 없기 때문입니다. 믿는다고 하면서 교통법규를 어긴다면 믿음은 있지만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교통법규는 나와 이웃의 생명을 지켜주는 약속인 것입니다.

 

땅을 달리는 자동차는 수많은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는 훨씬 많은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하느님께 인도하여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주는 길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함께 어울려야 하겠습니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