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18 조회수955 추천수8 반대(0)

저는 1999101일 교구장님의 명에 의해서 적성성당의 본당신부로 갔었습니다. 성당 근처에 저수지가 있어서 취미활동으로 낚시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기를 잘 잡을 수 없었습니다. 옆에 있는 분들을 보니 쉽게 고기를 잡는 것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고기를 잘 잡는 분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복음을 전하는 방법과도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첫째는, 밑밥을 꾸준히 주어야 합니다. 밑밥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고기들이 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선교를 할 때도 비슷합니다. 상대방을 위해서 기도의 밑밥을 주어야 합니다. 나눔의 밑밥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닫혀있던 상대방의 마음이 열리게 됩니다. 예전에 체험사례를 발표하셨던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매님은 아직 신앙을 갖지 않았던 새댁에게 자주 찾아가서 살림살이의 요령을 알려주고, 바쁘면 시장에 가서 장을 봐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꾸준하게 도움을 주니까, 결국 새댁은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둘째는, 같은 장소에 를 던져야 합니다. 밑밥이 쌓인 곳에 정확하게 찌를 던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손맛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선교를 할 때도 비슷합니다. 선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꾸준히 해야 합니다. 조금 선교를 하다가, 어려우면 포기해서는 선교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용산 성당에 있을 때의 기억입니다. 요셉 형제님은 냉담 하는 분들의 주소를 찾았습니다. 매 주일 주보를 보내고, 이사를 가신 분들은 이사 간 주소로 주보를 보냈습니다. 결국 그분의 노력으로 냉담 중인 많은 분들이 다시 신앙을 찾았습니다.

 

셋째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밤을 새워도 고기를 잡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도 그물을 던졌지만 밤새 한 마리도 못 잡았던 적이 있습니다. 찌를 바라보면서 끈기 있게 기다리면 찌가 높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선교를 하면, 결코 마음을 열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도 성당에 나오는 것을 봅니다. 제가 알던 자매님은 결혼 생활 17년 동안 시부모님과 남편을 극진하게 섬겼다고 합니다. 신앙을 갖지 않았던 남편이 결혼 17주년 선물로 가져 온 것은 예비자 교리 신청서였다고 합니다. 남편은 극진한 마음으로 시부모님과 남편을 섬기고 자녀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아내가 고마웠고, 아내가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선물로 예비자 교리 신청서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남편의 말을 듣고 하느님께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천년도 주님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합니다. 우리가 충실하게 살면, 언젠가는 축복이 찾아 올 것입니다.

 

적성성당에 있으면서 가정방문을 하였습니다. 가정방문 중에 한 자매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매님은 태권도 사범을 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자매님께 성당에 태권도장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자매님도 좋다고 하여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습니다. 도복을 주고, 간식도 주고,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도복에는 적성성당 태권도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도복을 입고 학교에도 가고, 장터에도 가고, 강가에도 갔습니다. 아이들이 움직이는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동네 친구들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성당에 오기 시작했습니다. 수녀님은 아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쳐 주었고, 아이들이 세례를 받게 되면 가족들이 성당에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7명이 시작한 태권도는 제가 떠날 무렵에는 120명이 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즐거웠던 추억입니다. 열악한 환경이라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즐거운 모습이, 오늘 우리들의 참된 나눔이, 오늘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웃에게 주님을 전하는 커다란 선교가 될 것입니다. 가을입니다. 풍성한 결실을 맺는 계절입니다. 우리들도 바로 주님께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민족들의 복음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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