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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활활 타오르는 횃불 하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23 조회수1,040 추천수1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활활 타오르는 횃불 하나


 

가톨릭 교리 안에서 ‘기다림’의 순간은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인 순간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영적이거나 내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의 시기가 맞습니다.


 

기다림의 때, 그리스도인들은 가까이 다가오시는 주님 앞에 보다 합당한 얼굴로 설수 있도록 몇 가지 내면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진지한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내 영혼의 진흙탕 물 가라앉히기, 극복되지 못한 상처 직면하기, 나 자신과 화해하기, 내 사랑의 순도(純度) 점검하기, 설레는 마음으로 새 출발을 준비하기...


 

주님 오심으로 드디어 오랜 기다림의 시기가 끝나면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한 가지 결단을 요구하십니다. 그 결단은 이제 더 이상 세상의 가치관이 아니라 그분의 가치관에 따라 삶을 살겠다는 결단입니다. 그간 목숨처럼 지니고 왔던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사고방식도 과감히 버려야겠습니다. 대신 그분의 행동양식을 내 것으로 삼겠다는 결단이 요구됩니다.


 

주님 따름으로 인해 ‘놀던 물’도 당연히 바뀌어져야 마땅합니다. 이제 흥청망청 같이 먹고 마시며 놀던 세속의 친구들과의 결별도 필요합니다. 그간 이렇게 저렇게 타협해오던 악의 세력과의 결연한 단절도 요구됩니다. 그래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그리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그리스도 편에 선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원치 않는 모든 세력들과 당당히 맞선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 대한 동의는 세상의 악과는 반대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 신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악의 세력 안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 강생으로 인해 세상은 온통 그분의 불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제 밤은 낮처럼 밝아졌습니다. 그분의 존재는 활활 타오르는 큰 불꽃이 되어 세상을 환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분 존재 자체로 인해 인류는 이제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악인지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존재 자체로 세상만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그분은 불변의 진리가 된 것입니다.


 

주님께서 밝히신 큰 불꽃을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어 받아야겠습니다. 우리 역시 내면에 불꽃같은 열정을 지니고 주님의 인류구원사업에 협조해야겠습니다. 열정이 없는 신앙, 뜨거움이 없는 말씀선포는 주님의 요청에 반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성인(聖人)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것 한 가지는 주님과 그분의 복음 선포를 향한 강한 열정, 그리고 세상과 인류를 향한 불타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들은 그 뜨거움으로 인해 교회와 세상 앞에 영원히 활활 타오르는 횃불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횃불까지는 아닐지라도 오솔길이라도 밝히는 작은 등불 하나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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