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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25 주일/ 거룩한 간절함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24 조회수1,049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30주일(나해) 마르 10,46ㄴ-52(15.10.25)


“눈먼 이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마르 10,48)



Jesus Heals Blind Bartimaeus





 거룩한 간절함

눈이 보이지 않는 이들은 보통 촉각과 청각이 매우 민감해집니다. 볼 수 없어 단절된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극복하기 위한 간절함과 집중 때문에 다른 감각이 발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달은 단지 어떤 결핍을 채우기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 그 이상의 것입니다. 곧 간절함과 집중에 따른 변화는 생명에의 갈구임에 분명합니다. 예리코의 소경 이야기는 영성생활에서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이런 간절함을 되새기게 해줍니다.

오늘 복음은 예리코의 소경 이야기를 통해서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으로 살아 계시는가를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중에 예리코에 들르셨다가 떠나실 무렵 길가에 앉아 있는 ‘눈먼 거지’를 만나 눈을 끄게 해주십니다(10,46).

그 소경은 시각장애와 가난 때문에 마음은 짓눌리고 경제적으로는 궁핍함을 겪고 있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향하여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치기 시작하자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습니다(10,47-48).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시어,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고는, 그에게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10,49-52)

우리에게 이 소경이 지녔던 간절함이 있는지 돌아봅시다. 하느님과의 일치, 예수 그리스도의 추종은 곧 거룩하고 영적인 관계형성입니다. 오늘 이야기에서 이 관계형성은 예수님께서 소경을 불러오라고 하심으로써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주도권 이전에 소경의 간절함 부르짖음이 그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소경은 다른 이들로부터 소외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보고, 예수님을 보고 따르기 위해 예수님을 향해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외치지만 현세적 해방자를 기다리던 많은 이들은 예수님과 격리시키려고 합니다. 곧 관계단절위 위기를 만난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더욱 큰 소리로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외치고 결국 예수님과의 관계형성이 시작됩니다. 그의 큰 목소리는 곧 그의 거룩한 간절함을 보여줍니다.

인간생활에서도 늘 사랑과 정의, 평화의 길, 예수님의 거룩한 복음을 실행하는 길을 막고 방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장애를 넘어 하느님과 예수님과의 관계 안으로 들어가도록 해주는 것은 바로 믿음과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함’입니다. 이 간절함이 하느님과의 관계를 형성하도록 해주기에 그것은 성사가 됩니다. 이 거룩한 관계가 하느님의 자비와 생명과 치유를 가져다 줍니다.

오늘 하루도 과연 나에게는 그런 간절함이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거룩한 간절함은 하느님을 감동시키고 하느님의 눈을 얻게 됩니다. 또한 모든 사람과 사물과 사건을 관상할 수 있게 해주며 사소한 몸짓을 통해서도 하느님의 일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간절함은 다른 이들의 행복을 위한 몸짓, 정의롭고 인간다운 사회에 대한 갈망으로 표현되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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