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26 조회수955 추천수16 반대(0)

 오늘은 동창신부 모임이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월요일에 모이고 있습니다. 오늘 모임은 꾸르실료 회관에서 있습니다. 지난 인사이동으로 동창신부님이 꾸르실료 전담신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모임 후에는 절두산 성지에서 새남터 성지까지 걸어 보려고 합니다. 가을바람도 느끼고, 흐르는 강물도 보고, 잠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어느덧 10월의 마지막 주간입니다. 나무들은 모두 긴 겨울을 준비하듯이 부는 바람에 아낌없이 잎을 떨구어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나무의 지혜입니다. 버려야 겨울을 견딜 수 있고, 봄에 새로이 잎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입니다. 중요한 일들도 있지만 소중한 일들을 먼저 하면 좋겠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교구의 사제들이 곧 1000명에 이를 것입니다. 본당은 229개입니다. 본당에서 사목할 수 있는 신부님들은 400명 남짓입니다. 600명가량의 신부님들은 특수사목, 해외 선교, 유학, 군종 등의 사목을 해야 합니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인사적체입니다. 예전에는 8년 정도 보좌신부님을 하시면 본당신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15년 정도 있어야 합니다. 인사적체로 인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외 선교는 언어에 대한 부담과 낯선 곳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특히 새로이 언어를 배우는 것이 큰 어려움입니다. 특수사목은 머물러야 하는 숙소를 마련해야 하고,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구도, 신부님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얼마든지 해결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박해 시대를 견디어 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오셨던 파리 외방 선교회 신부님들은 말도 배워야 했지만 순교를 각오하고 먼 길을 오셨습니다. 사람들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사제들이 특수사목을 위해서 공부를 더 하고, 좀 먼 길을 출퇴근 하는 것도 충분히 감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무기력감, 좌절감, 지나친 음주와 같은 마음의 아픔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사제들에게 많은 사랑과 은총을 주시려하시지만 마음이 닫히면 그 또한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수와 유혹을 이기기 못해서 근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동창들도, 교구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요한복음 8장과 루가복음 15장을 묵상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 중에 죄 없는 사람이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십시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여인에게 이야기 하십니다. ‘나도 당신의 죄를 묻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더는 죄를 짓지 말고 사십시오.’ 아버지는 화난 큰 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십니다.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온 것이 아니더냐!, 너는 언제나 나와 함께 있지 않았더냐! 그러니 화를 풀고 회개하고 돌아온 동생을 사랑으로 맞아들이렴.’ 오늘 예수님께서는 오랫동안 아팠던 여인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공동체로 돌아 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주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로 근신 중에 있는 사제들이 치유되어서 다시금 사목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어떤 분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일기에 좋은 일과 잘 한일만 기록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일기가 아니다!’ 우리는 역사라는 일기를 보면서 좋았던 일, 보람 있었던 일도 기억합니다. 그런가 하면 부끄러웠던 일, 가슴 아팠던 일, 고통스러웠던 일도 기억합니다.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그런 능력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지금 함께 사는 이웃들과 가족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건강하고, 나에게 도움을 주는 인연이면 좋겠지만 그런 인연은 흔하지 않습니다. 더러는 못 마땅하기도 하고, 나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는 만남도 있습니다. 좋은 만남이라면 소중하게 키워가고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은 만남이라할지라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주님께 용기와 힘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키팅 선생님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셨고, 늘 당당하셨습니다. ‘희로애락, 생로병사에 끌려가지 않으셨고, 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았습니다. 한 주일이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힘찬 연어처럼 당당하게 오늘 하루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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