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27 조회수1,052 추천수17 반대(0)

지난 주 목요일부터 주일까지 꾸르실료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봉사를 통해서 바리사이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를 마음으로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영적인 갈망으로 가득한 분들이 하느님 앞에서 진실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기도와 나눔을 강론하였지만 저의 기도와 나눔은 피상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체험을 통해서 저의 삶에 바리사이적인 모습이 있었음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만남을 함께 했던 봉사자들과 체험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구원은 직책과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업적과 성과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작은 골방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절망의 끝에 있는 것 같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구원은 하느님과 같은 마음으로 사는 것이고, 구원은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보고 싶은 영화를 미리 보고 표를 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약간의 설렘과 긴장이 어쩌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꾸르실료 체험은 내용을 미리 말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같은 영화를 미리 보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체험자들에게 영화를 보는 것처럼 적당한 긴장을 주면서 변화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마술은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 마술에 이용되는 기술을 미리 알면 마술이 주는 신비함과 흥미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방에는 아버님의 자리가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편하게 지내면서도 아버님께서 머물던 곳에서는 몸가짐을 조심했습니다. 아버님께서 책을 보시던 작은 책장도 그렇고, 아버님께서 물을 마시던 작은 그릇도 그랬습니다. 아버님께서 쓰셨던 돋보기안경도 그랬습니다. 그 자리와 그 물건에 아버님의 기운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마 요즘의 아이들은 그런 마음으로 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에 꽃이 피는 것을 보는 마음과 꽃이 피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입니다. 숲에서 들려오는 새의 노래를 감상하는 것과 새의 소리를 듣고 새의 종류를 분별하는 것도 다른 문제일 것입니다.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는 것과 그 그림의 유형과 감정가를 예상하는 것도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한다는 말과 겨자씨가 자라나서 커다란 나무가 된다는 것은 분석과 관찰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몸이 자주 서점으로 갈 것입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몸이 주로 술집으로 갈 것입니다. 기도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몸이 피정의 집이나 성당으로 향할 것입니다. 도박을 좋아하는 사람은 도박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몸이 갈 것입니다. 희생과 봉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주로 있을 것입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쩌면 우리의 마음이 머무는 곳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을 내 마음의 정원에 심고 잘 가꾸면 나의 몸이 하느님 나라를 향해서 갈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 나라의 겨자씨를 우리 마음의 정원에 심었습니다. 기도와 희생, 나눔과 봉사의 거름을 충분하게 주는 분들은 그 마음에 하느님 나라가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것들에 관심을 갖고 살다보면 우리 마음에 심어진 하느님 나라의 씨앗은 메마르고, 썩어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을 잘 키워서 하느님 나라가 나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