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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28 수/ 뽑힌 이들의 귀소 본능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27 조회수1,231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 루카 6,12-19(15.10.28)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루카 6,13)



The mission of the twelve



 

 뽑힌 이들의 귀소 본능

오늘 기념하는 성 시몬과 성 유다는 열두 사도의 일원이었습니다. 카나 출신인(마태 10,4) 시몬은 유대 민족 해방을 위해 싸운 열혈당원이었다가(루카 6,15) 제자로 선택되었습니다. 그는 페르시아 지방에서 선교하다가 톱으로 몸이 잘리는 형벌을 받아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시몬은 로마를 반대하는 유대 민족의 열혈당원이라 불릴 만큼 구약의 하느님 말씀에 충실했을 것입니다.

유다 사도는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과 구별하여 ‘타대오’(마태 10,3; 마르 3,18)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가 유다서의 필자라는 주장이 있으나 서간의 필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며 야고보의 동생인 유다”(유다 1,1)로서 사도라는 확실성이 없기에 그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주석 성경, 유다 서간 입문, 970). 유다 사도는 유다 지방에서 선교하다 순교했다고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신 다음’ 제자들 가운데 열둘을 사도로 뽑으셨습니다(6,12-13). 그분께서는 계시와 기도의 장소인 '산'에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시며 인간적인 잣대가 아니라 하느님 눈으로 사도들을 뽑으신 것입니다.

아마도 기도하지 않으셨다면 민족해방이라는 전혀 다른 목적을 추구했던 열혈당원인 시몬이나 자기 생각이나 감정에 쉽게 치우치는 성질 급한 베드로 같은 사람은 오히려 복음선포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뽑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듯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하고 인간적인 허물이 많은 이들을 도구로 삼아 당신의 구원계획을 이루어나가십니다. 이렇듯 사람의 생각보다 깊고 넓으며, 한없이 높으신 주님께서는 미약한 인간을 통해서도 놀라운 일을 하십니다.

하느님의 계획은 그렇게 인간적인 기준이나 관점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바오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에페 2,19-20)

우리도 하느님의 한 가족으로서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사는 사람답게 처신해야겠습니다. 곧 어떤 일이나 사물을 대할 때 나의 생각이나 뜻이 아니라 먼저 기도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뽑힌 사도들처럼 세상적인 야망이나 계획, 행동방식, 습관, 가치관을 떨쳐내고 모퉁잇돌이신 그분으로 옷을 바꿔 입어야 합니다.

철새나 연어와 같은 동물들에게는 계절이 바뀌면서 본래의 삶의 자리를 찾아가는 귀소(歸巢) 본능이 있습니다. 우리도 삶의 자리인 고향을 그리워하고 찾아가곤 합니다. 사도로 파견된 이들이 찾아 되돌아가야 할 고향은 하느님뿐입니다. 사랑으로 지음 받았으니 사랑이신 분께 되돌아가는 것이 본분이겠지요. 이것이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요 또 다른 사도로서 살아가야 할 우리의 소명입니다.

오늘도 기도하시며 사도들을 뽑으신 예수님과, 자신의 가치 기준과 행동방식을 버리고 그분이 보여주신 길을 온 마음과 힘을 다해 죽기까지 따랐던 사도들을 본받아 하느님께 돌아가는 복된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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