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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28 조회수863 추천수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0월 27일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To what shall I compare the Kingdom of God?
It is like yeast that a woman took
and mixed in with three measures of wheat flour
until the whole batch of dough was leavened.
(Lk.13,20-21)
 
 
제1독서 로마 8,18-25
복음 루카 13,18-21
 

어제는 하루 종일 집 안에 있었습니다. 저녁식사 후에 산책이나 나갔다 올까 하고 밖으로 나갔다가 비 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다시 들어온 것을 빼곤 말이지요. 아무튼 하루 종일 집 안 정리도 하고 밀렸던 글도 썼습니다. 또한 책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밤이 되니까 지루하고 왠지 어떤 기분 전환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친한 신부님에게 전화를 해서 술 한 잔 하자고 할까? 주부들이 많이 한다는 쇼핑이나 하러 갈까? 요즘 재미있는 영화가 있다는데 극장이나 갈까? 차를 끌고 어디나 다녀올까? 아니 그 소중한 안식년에 구질구질하게 이렇게 집 안에서만 뭐 하는 거야?’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 너무나 웃겼습니다. 사실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거든요. 집 안 정리를 하면서 점점 깨끗해지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고, 깨끗하고 잘 정리된 상태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역시 저의 기분을 좋게 했습니다. 몇 개의 반찬을 만들어서 맛있게 식사를 한 것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루하기 때문에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오늘 저를 즐겁게 하고 기분 좋게 했던 모든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더라는 것입니다. 그 자그마한 생각 하나가 오늘 하루 전부를 의미 없는 하루인 것처럼 만든 것입니다.

기도를 하면서 오늘 하루를 다시금 되돌아봅니다. 저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만족하게 만들었던 그 모든 일들. 세상이 주는 짜릿한 쾌감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에 대해 감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힘으로 제게 다가올 또 다른 날들을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지루하기 때문에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 하나가 별 볼 일 없는 하루를 산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지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진정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감사의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 말씀을 해 주십니다. 작은 겨자씨가 자라서 새들이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는 것, 또한 밀가루를 부풀어 오르게 하는 누룩처럼 하늘 나라는 별 볼 일 없는 것처럼 이 세상 안의 자그마한 것들을 통해 언젠가 하늘 나라의 완성을 가져온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 자그마한 것들이 바로 우리들의 생각이고 내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아닐까요? 즉, 어떤 생각을 하며, 지금 만나는 사람들을 향한 우리의 모습이 하늘 나라의 완성을 가져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타인을 얼마나 자주 오해하는가를 자각한다면, 누구도 남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괴테).


겨자씨입니다.

 

모래알갱이 하나.

언젠가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자전거를 탈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신발 속에 무엇인가가 들어 있는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조그마한 모래알갱이 같은데 자전거 페달을 돌리면서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더군요. 1시간 쯤 타니 휴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얼른 신을 벗어서 저를 괴롭힌 모래알갱이를 털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동호회 분 중의 한 분이 자전거 타면서 보았던 재미있는 광경에 대해 이야기하십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그 광경을 보았다면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십니다. 그런데 다들 본 그 광경을 저는 보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왜 그랬을까요? 그 자그마한 모래알갱이에 신경을 쓰다 보니 다른 것을 볼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자그마한 모래알갱이 하나가 남들 다 보는 것을 보지 못하게 했던 것처럼, 우리의 일상 삶 안의 작은 부분 하나도 중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 항상 충실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도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소중한 시간. 그 시간에 충실하면서 ‘오늘’을 기쁘고 행복한 날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많은 날들 중에 한 날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오늘입니다.


코스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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