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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29 목/ 사랑으로 온갖 것을 무릅쓰고 걷는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28 조회수1,062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30주 목 루카 13,31-35(15.10.29)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루카 13,33)



Herod's desire to kill Jesus





 사랑으로 온갖 것을 무릅쓰고 걷는 길

길은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고 관계를 발생시켜줍니다. 길은 어떤 목표를 기준으로 출발점과 도착점이라는 이름을 지니기도 합니다. 길은 걷는다는 것은 살아있음의 표지요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길을 가다 보면 멈추거나 방향을 바꿔야 할 때도 있지만, 사랑 때문에 ‘무릅쓰고 계속’ 걸어야 할 길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사랑으로 걸어야 할 길에 대해 성찰해보았으면 합니다. 갈릴래아를 중심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해 오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그분은 공생활 끝 무렵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며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이때 역설적으로도 그분을 반대하던 바리사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헤로데가 죽이려 하니 어서 그곳을 떠나십시오.”(13,31) 하고 닥친 위험을 알려드립니다.

헤로데 뿐 아니라 바리사이들도 군중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대해 경탄하고 그분께 몰려들자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군중이 폭동을 일으켜 자신들의 권력과 지위를 빼앗길까 걱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그들의 두려움과 걱정이 예수님을 박해하고 죽음으로 내몰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차리셨음에도 오직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일만을 생각하시며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13,33) 이 말씀에는 죽는 한이 있어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소명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무릅쓰며 걸으셨고 기꺼이 목숨을 던지셨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5-39)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선포하는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습니다. 사랑 때문에 온갖 고통을 무릅쓰고 죽어야 할 나의 예루살렘은 어디일까요? 그곳은 지금 바로 여기 함께 살아 숨쉬며 희로애락을 나누는 삶의 자리일 것입니다. 하루하루가 버겁고 늘 고통과 걱정거리가 밀려오지만 우리는 예수님처럼 오직 사랑 때문에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사랑의 길을 계속 가야만 합니다.

일상의 수고로움을 견뎌내고 자신의 십자가와 이 시대의 고통과 짐을 지고 갈 힘은 결코 나에게서 나오지 않습니다. 나와 이 사회의 십자가를 지기 위해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굳건히 머물러야겠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움과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희망의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사랑으로 사랑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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