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0-29 조회수975 추천수14 반대(0)

영화 마션을 보았습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대원이 살아서 지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극한의 날씨를 이겨내고, 외로움을 견디어내고, 다가오는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삶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대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지구에서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서 구조 활동을 펼치게 됩니다. 8000천만 킬로 떨어진 화성에 남겨진 대원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지구와의 소통이었습니다. 지구에서 알고 있다는, 지구에서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이라는 희망은 결국 살아서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이 된 것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의 다윗 왕이 어느 날 보석을 만드는 세공인을 불러 자신을 기리는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붙였답니다. “내가 큰 승리를 거둬 환희를 주체하지 못할 때 감정을 다스릴 수 있고. 동시에 절망에 빠졌을 때 다시 힘을 북돋워 줄 수 있는 글귀 하나를 반지에 새겨 넣어라.” 보석세공인은 며칠 동안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지만 이런 양극의 상황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촌철살인의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끙끙대던 세공인은 결국 지혜롭다고 소문이 나 있는 왕자 솔로몬을 찾아가서 해답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솔로몬이 세공인에게 반지에 새겨 넣으라고 알려준 문구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 솔로몬 왕자가 말했답니다. “왕이 승리에 도취한 순간 그 글귀를 보면 자만심이 금방 가라앉을 것이고, 절망 중에 그 글을 보면 이내 큰 용기를 얻어 항상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아빌라의 성녀 대 데레사께서도 미드라쉬에 나오는 이 내용을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는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어떤 것도 당신을 불안하게 하거나 놀라게 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하느님은 영원합니다. 인내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하느님을 소유한 이는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저는 하느님만으로 충분합니다.” 한국에서는 호세아 수녀님께서 이 글을 아름다운 노래로 만드셨습니다. 절망 중에 있는 분이 있다면, 고통 중에 있는 분이 있다면, 외로움에 잠 못 이루는 분이 있다면 한번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노래를 통해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께서도 같은 의미의 말을 하십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세례는 받았지만 많은 분들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냉담의 원인은 환난, 박해, 위험, , 굶주림,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악의 세력은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합니다. 예전에는 없었던 신문과 방송은 제2의 신처럼 사람들의 의식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하나의 종교에 익숙해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종교와 더불어 살아가게 됩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자칫 상대주의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십자가는 구원의 열쇠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 십자가는 하나의 장식품처럼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성당에 나오지 않는 이유도 참 다양합니다. 학교 공부 때문에, 회사일이 바빠서, 오랫동안 안 나가니까 두려워서라고 말들을 합니다. 또 많은 분들이 나중에는 성당에 나오겠다고 하십니다. 천천히 나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저의 마음도 안타깝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간, 건강, 재산 모두 다 언젠가는 놓고 가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사업을 실패해서 2억여 원의 빚이 있었는데 10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모두 갚았다고 합니다. 10년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7가지의 일을 했다고 합니다. 신문에 광고지 넣는 일, 신문 배달하는 일, 학원버스 운전하는 일, 길에 버려진 폐지 줍는 일, 목욕탕 청소 하는 일,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정말 바쁘게 하루를 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남들은 월급날이 한 달에 한번인데 자신은 여러 번이라 더 기쁘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자신을 위해서 저금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가겠다는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주어진 시간에 충실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루에 7가지의 일을 하면서도 누굴 원망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충실한 분이 신앙인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은 더 기쁜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충실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헛되이 버린 시간들은 없는지, 내가 나의 영혼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도 지난봄부터 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의미 있는 일에, 보람 있는 일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일에 나의 정성과 마음을 담아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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