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욕구의 가난이 마음의 가난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01 조회수877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나해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


< 가난한 이들은 행복하다
>


  
복음: 마태 5,1-12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 욕구의 가난이 마음의 가난 >

 

EBS비난하는 아내, 대답 없는 남편이란 달라졌어요다큐 프로그램에서 가정생활이 지옥 같은 한 가정이 소개됩니다. 아내는 남편이 들어와도 눈길도 안 주고 하는 일만 합니다. 남편도 익숙하게 남은 반찬으로 밥을 차려먹습니다. 그리고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줍니다. 둘의 대화는 그냥 싸움입니다. 아내는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하나도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자신은 아이 둘을 위해 24시간 일을 하고 있는데 남자는 낮에만 일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남편이 며칠 출장 갔다 오면 집안엔 곰팡이 쓴 음식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지극정성입니다. 둘의 대화는 끊어진지 오래고 행복한 기운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남편이 아이들을 돌봐주지만 조금이라도 잘못하는 것 같으면 비난을 쏟아냅니다.

전문가들이 달라붙어 이 가정의 문제를 해결해나갑니다. 특히 비난밖에 모르는 아내의 과거 상처를 치유해 줍니다. 아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술 마시고 어머니를 구타하는 것을 자주 보고 결국 어머니가 도망쳐 가장 사랑이 필요할 때 엄마 없이 커야했던 상처가 있습니다. 이렇게 부모를 용서하지 못하니 자신은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가 되지 않기 위해 집착스럽게 아이들에게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빠에게 비난만 쏟아 붓는 어머니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국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용서하게 되자 조금씩 아이에게서 남편에게로 시선이 돌아갑니다. 아토피 약을 발라주는 것보다 남편을 비난하는 자신의 모습이 아이에게 더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이 그런 꼴이 된 것이 결국 자신의 상처 때문이었음을 깨닫고는 많은 눈물을 흘립니다. 조금씩 상대에게 비난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그런 자신과 살아주는 남편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솟아나게 됩니다. 그리고 남편도 아내에게 그런 상처가 있었다는 것을 몰라준 자신을 질책하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합니다. 결국 관계는 감사를 찾는 것입니다. 감사는 그 가정에 다시 행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오늘은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입니다. 저도 신학교 들어가서 성인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기도를 많이 했고 프란치스코처럼 동물과 식물들과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그때는 그런 특별한 체험을 하는 것이 성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성인의 본질은 그런 특이한 일을 하는 데 있지 않고 단순한 행복에 있다고 오늘 복음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진복팔단은 행복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예수님께서 결국 전 생애에 걸쳐 가르치시고자 했던 내용의 핵심입니다. 부모가 자녀가 행복하기만을 바라듯이 하느님도 인간이 행복하기만을 바랍니다.

문제는 인간 안에 있는 죄 때문에 발생하게 됩니다. 위의 가정에서도 보듯이 부모로부터 받아야 하는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한 사람은 억울하다는 마음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자아가 커지는 것입니다. 억울한 마음이 커져 교만하게 되어 그때 받지 못한 사랑을 타자를 통해 충족하려 합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덤으로 얹어서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부모에게 완전한 사랑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다 상대에게 더 큰 사랑을 요구하기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위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결혼해서 상대를 통해 행복을 쟁취하려는 사람은 결혼생활을 실패하게 되는 것입니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니까 결혼하는 것입니다. 상대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행복을 위해 희생시켜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아가 커지면 욕구가 커집니다. 바라는 것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와서 육아를 도와주고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아는 교만과 성욕과 재물욕이기 때문에 그런 모든 욕구가 동시에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만은 대통령이 되어도, 성욕은 카사노바가 되어도, 재물욕은 빌 게이츠가 되어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욕구가 커지면 그만큼 행복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성인들은 결국 이 자아를 죽인 사람들입니다. 자아는 깨달음과 사랑으로만 죽일 수 있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해 커진 것이 자아이고 자아와 함께 커진 것이 욕망입니다. 이 욕망이 줄어드는 것을 가난이라 하고 그렇게 자신 안에 참 사랑을 간직하게 되면 눈물이 많아지는데 이를 슬픔이라 합니다. 그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면 화를 내지 않아 온유해지고, 자신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가 이제는 줄 수 있는 의로운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자비로워 지고 마음이 깨끗해져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타인에게도 알려주어 세상에 싸움이 아닌 평화를 이루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비록 그 길을 따름에 박해도 받을 수 있겠지만 참 행복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복팔단이 설명하는 행복입니다. 마음의 가난 하나면 나머지 모두가 해결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겸손하여져 상대에게 감사할 수 있는 상태가 성인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태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당신 나라에 오기 전까지 그것을 이 세상에서 배워오기만을 기다리십니다. 문제는 이 진복팔단이 참 행복임을 믿지 않는데 있습니다. 더 욕망하고 꿈을 품으라고 가르칩니다. 더 높아지고 더 가져야 행복하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세상 누구도 2,000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아직까지 예수님의 진복팔단 행복선언이 잘못되었다고 증명해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긍정 심리학자들은 감사와 친절과 선행이 행복의 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복팔단에서 감사는 가난하면 자연히 나오는 것이고, 이웃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 친절이며,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이 선행인 까닭에 그 연구결과도 결국 진복팔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가난한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많겠지만 많은 이들이 가난해야만 행복할 수 있음을 알 고 있습니다.

 

세바시에 전종목강사는 자신이 어떻게 절망으로부터 탈출했는지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어머니가 자신이 어렸을 때 위암 말기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엄마처럼 대해주었던 누나도 결혼식 아침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고 1년 뒤 엄마의 품으로 갔습니다. 절망에 빠져 제주도로 유서를 쓰며 자살하러 갔습니다. 바위 위에서 유서를 마무리하고 결단을 실행에 옮기려는 순간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멈칫했습니다. 6살 난 한 남자 아이가 과자 봉지를 들고 누나로부터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누나는 과자를 빼앗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과자봉지를 든 아이가 앞으로 넘어져 과자 봉지가 터지며 과자와 흙이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는 그 자리를 뜰 생각을 못합니다. 그런데 누나가 동생을 야단칩니다.

빨리 집에 가자. 엄마가 밥 해놓고 기다려. 먹지도 못하는 거 쳐다보면 뭐해!”

이것을 바라보던 전종목씨는 그 어린 누나가 아이에게 하는 꾸중이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고 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먹지도 못하는 것만 욕망하다가 이 지경까지 온 것입니다. 집에는 아버지도 있고 다른 형제들도 있습니다. 어차피 버려야 하는 것을 끊어버릴 수 있다면 비로소 가난해진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의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흙에 범벅이 된 과자를 욕망하며 자신의 삶을 망쳐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그렇게 자유로울 수 있을 때 하느님만을 원하게 되는 참다운 가난을 체험하게 되고 그것이 곧 하느님 나라의 행복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욕망은 욕망하는 것 한 가지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욕망도 동시에 증가하기 때문에 불만이 많아져 행복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 욕망의 뱀을 죽이는 것이 곧 사랑입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행복한 성인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