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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3 화/ 내 삶의 우선순위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02 조회수1,352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31주 화 루카 14,15-24(15.11.3)


“어떻게 해서라도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루카 14,23)



The parable of the great feast





  내 삶의 우선순위

다원화 시대를 사는 현대인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움직이고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것들과 물질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일들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며 살아갑니다. 그러는 가운데 무엇이 내 인생에 더 중요하고 더 가치 있는 일인지 분간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행복과 구원, 인간다워지는 삶을 살려면 삶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만 할 것입니다. 복음 말씀에 우리 자신을 비춰봅시다.

예수님 당대의 혼인잔치 관습에 따르면 두 번에 걸쳐 손님을 초대하였고, 초대를 받으면 그에 응하는 사람은 답신을 보내게 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벌이고 잔치가 있기 여러 날 전에, 그리고 잔치가 벌어질 때 종을 보내어 많은 사람을 초대합니다(14,16-17). 이들은 초대를 받고서 참석하겠다고 약속한 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밭은 산 사람(14,18), 겨릿소 다섯 쌍을 산 사람(14,19), 장가든 사람(14,20) 모두 처음에 잔치에 초대받았으나 자기 일을 핑계로 거절합니다. 그나마 첫 번째 사람과 두 번째 사람은 예의를 갖추며 거절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들은 초대한 사람을 모욕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 모두 돈 버는 일이나 가정적인 일 때문에 초대를 거절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먹고사는 일에만 몰두했지 행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알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매 순간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 창조와 생명의 잔치에 초대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사랑의 초대를 거절하고 엉뚱한 것을 먼저 추구하는 착각에 빠졌던 것입니다.

초대받은 이들이 거절하자 집주인은 노하여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저는 이들을 데려오라”(14,21)고 합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외자들과 사회적 약자들이었습니다. 집주인은 이렇게 소외된 이들을 '먼저' 초대하였으나 여전히 자리가 채워지지 않자 “큰 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14,23)하고 명합니다.

두 번째 초대 명령은 곧 이스라엘 밖에 있는 이방인들을 데려오라는 명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그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14,24) 하고 말씀하십니다. 자신들은 하느님의 선택을 받았다고 여기는 유다인들은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참석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스라엘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이방인들이 참석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한없는 사랑으로 늘 우리를 찾으시고 당신 사랑의 잔치에 초대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일상 한가운데서 생명의 축제, 새로운 창조의 축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벌이시고 영원한 기쁨과 행복을 주고자 하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추구하고 간직해야 할 것은 바로 주님을 찾고 바라보며 주님의 영을 갈망하는 일이며, 그분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인간적인 일과 내 욕구를 채우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을 ‘핑계로’ 주님의 초대를 거절함으로써 스스로를 불행으로 내몰고 물질의 노예가 되게 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주님을 찾고 사랑하는 것보다 돈이나 성공, 인간관계를 더 우선시하는 바보짓을 그만 두어야겠습니다. 내 삶의 우선순위의 착각이 불행을 부르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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