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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4 수/ 예수 추종의 세 가지 조건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03 조회수1,178 추천수13 반대(0) 신고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수 루카 14,25-33(15.11.4)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33)



Sayings on Discipleship





 예수 추종의 세 가지 조건

치열한 경쟁 시대에 사람들은 돈과 권력과 ‘스펙’(specification)을 중요시합니다. 사회 분위기도 성공하고 잘 살려면 그런 것들이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다시 말해 남보다 잘 살고 행복하려면 무엇이든 갖추고 지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돈과 힘과 자격을 얻는데 집중하고 그것을 위해 시간과 정력을 쓰며 살아갑니다. 이런 가치관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로서 당신을 추종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십니다. 제자는 자기 목숨까지 미워해야 하고(14,26),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뒤를 따라야 하며(14,27), 자기 소유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14,33).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모두 자기포기와 희생을 강조하면서 그 길을 통해서 행복에 이를 수 있음을 가르치십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가족은 물론 심지어 자기 목숨보다도 더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14,26). 예수님께서는 효도를 강조하시면서도(마르 7,10-12), 하느님의 뜻과 예수님을 추종하는 것을 혈연관계보다 더 중요시하셨습니다(9,57-60). 주님을 따르는 일을 첫 자리에 두고, 자기 목숨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거르치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간하고 덜 중요한 것들은 과감히 포기해야겠습니다.

다음으로 예수님의 제자들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14,27)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각자가 져야 할 자신의 십자가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 죄, 상처, 어두움, 성격적 특성, 무지, 내적 외적 고통과 결함, 신앙심의 부족 등 매우 다양한 나의 그림자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누가 대신 져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온전히 나의 몫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일은 쉽지 않기에 끝까지 따르기 위한 준비와 각오가 필요합니다(14,28).

끝으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14,33) 곧 예수님을 따르려면 하느님의 뜻과 무관하고 사랑 실천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것을 소유해야 하지만, 사랑을 위해서는 소유한 바를 완전히 버려야 합니다. 자기를 내놓지 않고, 자신을 버리지 않으며, 소유에서 해방되지 않은 채 예수님을 따라 사랑의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재물에 대한 탐욕뿐 아니라 자신의 명예욕, 자애심과 이기심, 고집과 독선, 선입견과 편견, 고질적인 습관 등을 버려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분을 추종하려면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애착과 인간적 집착, 자신을 만족시키려는 자애심의 탯줄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이렇듯 예수님을 추종하는 길은 어렵지만 그 길이 아니고서는 참 행복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렇게 사랑과 행복의 길은 자기포기와 희생의 길입니다. 버리고 낮추고 작아지는 몸짓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에게 당신 자신 전부를 바치시는 분께서 여러분 전부를 받으실 수 있도록 여러분의 것 그 아무것도 여러분에게 남겨두지 마십시오.”(형제회에 보낸 편지 29절) 이 가을에 행복으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온갖 애착과 집착, 소유와 탐욕, 자기애와 독선, 왜곡되고 고착된 시각과 생각 등의 낙엽을 태워버리고 기쁘게 주님을 따라가는 행복한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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