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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5 목/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인 나의 회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04 조회수1,115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31주 목 루카  15,1-10(15.11.5)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루카 15,7)



The parable of the lost sheep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인 나의 회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15,2)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잃은 이들을 구원하러 오신 사람의 아들”(19,10)임을 밝히면서, 하느님 나라의 참 기쁨은 율법이라는 틀에 갇혀 있는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회개하여 자비로우신 아버지 안에 머무는 것임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식사를 하시던 중 세리들과 죄인들이 당신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습니다(15,1). 그러자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향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습니다(15,2). 예수님께서는 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의 비유와 잃어버린 은전 한 닢의 비유를 들어 자신들을 하느님 앞에서 의인으로 생각하는 그들의 잘못된 생각과 교만한 마음에 일침을 가하십니다.

복음서들에는 바리사이들이 위선자들, 회칠한 무덤, 독사의 자식들, 탐욕적이고 돈을 좋아하며, 백성들 위에서 군림하려고 하는 교만한 사람들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복음서 저자들의 이러한 시각은 그들이 예수님을 죽인 당사자들이었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수긍이 갑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백성들의 지도자였고, 존경받는 인물들이 많았으며, 하느님의 법을 가르치는 당대의 신학자들이었고 후대 랍비들의 기원이 되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생활 전반에 엄격히 적용하고 자신들도 지켜 나갔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처럼 종말 신앙을 지녔으며, 메시아의 오심으로 로마의 압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길은 율법을 정확히 지키고 실천함으로서만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어기는 사람을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가로막는 악인으로 보았기에,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예수님의 파격적인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그들이 하느님에 대한 열정이 지나쳐서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법을 규범적으로 해석하여 실천하도록 강요한 것은 분명 잘못이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예수님 시대, 바로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그들과 달리 처신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듣고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러 찾아온 세리들과 죄인들보다도 바리사이를 회개해야 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으로 보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그릇된 세계관을 바로 잡아주려고 노력하셨고, 자신의 행동이 율법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결국 하느님의 새로운 법을 받아들인 사람은 배우지 못한 어부들과 어린이들과 고통 받는 병자와 과부들이었습니다.

나 또한 바리사이처럼 다른 이들보다 잘났고, 내 생각이 더 옳으며, 나의 체험이 더 깊고, 내가 알고 있는 성경 지식과 기도 체험이 다른 이들보다 더 낫다는 우월감을 갖고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내가 바로 하느님께서 찾고 계시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이 아닐까요? 또 하느님의 법을 내세워 오히려 자유와 기쁨을 억압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발전이라는 경제논리의 그늘에서 소외되어 희생과 핍박을 받는 힘없는 노동자, 농어민들, 가난한 이들과 도시개발이란 명목 아래 살자리를 잃어버린 강제 철거민들, 국가권력에 의해 탄압받는 인권 피해자들 또한 우리가 더불어 찾아나서야할 잃어버린 양들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http://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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