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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6 금/ 민첩하게 서둘러 회개하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05 조회수1,033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31주 금 루카 16,1-8(15.11.6)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루카 16,8)




The parable of the dishonest steward





 민첩하게 서둘러 회개하라

오늘 복음은 ‘집사의 비유’ 이야기입니다. 어떤 부자가 자기집 집사가 자기 재산을 낭비한다는 것을 알고 해고를 통보합니다(16,1-2). 집사는 자리에서 쫓겨날 경우 살기 위해 땅을 파지도 빌어먹을 수도 없는 신세가 될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며(16,3) 영리하게 대책을 세웁니다. 그는 주인의 권위를 이용하여 서둘러 주인의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줌으로써 훗날 자기를 환대해줄 친구를 만들어둡니다. 예수님께서는 집사의 부정직한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서둘러 미래를 대비하는 예지를 칭찬하십니다(16,8).

예수님께서는 어떤 뜻으로 이 비유를 말씀하셨을까요? 전통적인 해석은 집사가 시종일관 못된 일만 했다고 봅니다. 이와 달리 데렛(Derrett)은 집사가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잘못이 드러난 이후에 취한 그의 행동은 합법적이어서 칭찬을 받을만하다고 봅니다. 데렛은 집사가 원금에 이자를 포함시켜 그것을 삭감해 줌으로써 스스로 합법적으로 행동하고, 채무자들의 빚의 총액을 탕감해줌으로써 그들을 기쁘게 해줌과 동시에 주인을 아주 좋은 입장에 세워주었다고 봅니다.

전통적인 해석과 데렛의 해석 중 어느 것이 타당하냐를 판가름할 만한 충분한 증거는 없습니다(Danker). 아무튼 ‘집사의 비유’의 요지는 예수님의 제자들은 사라져 버릴 세상 것을 얻으려고 집착하지 말고 지혜롭게 최선을 다해 ‘서둘러’ 영원한 생명의 길을 추구하라는 말씀입니다. 곧 너무 늦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종말이 닥치기 전에 지체하지 말고 하늘나라를 위하여 빨리 결단을 내리고 준비하라는 촉구입니다.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서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더 빨리 성취하거나 얻으려고 서두릅니다. 그런가 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다른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를 서두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일상은 바빠지고 자신도 모르는 새에 허둥대며 늘 서둘러 무엇인가를 얻고 손에 쥐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가끔은 멈추어 정말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서두르고 바쁜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진정으로 자신을 돌보지도 못하고 소중한 사람을 마음껏 사랑하지도 못하며, 정말 하고 싶은 것에는 손도 못 댄 채 뜻밖의 죽음을 맞는다면 얼마나 가슴 아프고 불행할까요?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내 힘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때에는 내가 만들어가는 기쁨이 천년만년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은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순간은 죽음 바로 이전의 종말입니다. 죽음은 그렇게 늘 코앞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집사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겨주신 시간, 사람, 재물, 능력, 자연 이 모든 것들이 이 순간을 은총으로 바꿔주는 선물이 되도록 매 순간 충실함으로써 죽음을 잘 준비해야겠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정말 나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는지,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을 새기며 사랑하기를 미루지 않고 있는지, 정말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일을 '먼저' 하고 있는지 챙겨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서둘러야 할 일’은 주님께로 돌아가 그분을 바라보며 그분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 각자가 서둘러 해야 할 회개입니다. 집사가 처음에는 자기 것만 챙겼으나 부정이 발각된 이후에는 그래도 빚진 이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듯이 우리도 ‘서둘러’ 이기적인 내 삶의 중심을 주님과 이웃에게 돌려 주님과의 만남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오늘도 그분께로 눈길을 돌려 그 영을 호흡하며 서로에게 있을 때 잘 하고, 자신을 따뜻이 돌보며, 주님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하는 복된 하루가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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