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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09 조회수979 추천수16 반대(0)

지난 주 수요일에 성소후원회 회원들과 함께 나바위 성지엘 다녀왔습니다. 성지에는 100년이 넘는 성당이 있습니다. 그곳이 성지가 된 것은 하느님의 섭리였다고 합니다. 1845년 사제서품을 받으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는 3분의 성직자와 10분의 교우들과 함께 배를 타고 제물포로 향하셨다고 합니다. 1주일이면 도착할 거리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는 거센 태풍을 만나서 표류하였고 제주도까지 떠밀려갔다고 합니다. 제주도에서 배를 정비하고, 다시금 제물포를 향하던 배는 또 다시 태풍을 만났고, 결국 도착한 곳이 나바위 근처였다고 합니다. 태풍을 만나지 못했다면 배는 제물포에 도착하였겠지만 당시에 제물포에는 포졸들이 많았기 때문에 외국인 성직자들은 쉽게 잡혔을 것이라고 합니다. 다행히 나바위는 외진 곳이고, 포졸들이 없었기 때문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3분의 성직자는 무사히 조선 땅에 입국하였고, 복음을 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센 태풍도 하느님이 섭리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는 신앙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나바위에 성당이 세워졌고, 3000명이 넘는 큰 성당으로 발전했지만 그곳이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처음으로 도착한 곳임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강경이나, 군산에 성당을 세우지 않고, 나바위에 성당을 세운 것 또한 하느님의 섭리인 것 같습니다. 다른 많은 곳들은 개발과 발전의 과정에서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는데, 나바위 성당만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예전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순교자들께서 나바위 성당을 지켜주신 것만 같았습니다.

 

이번에 성지순례를 하면서 베들레헴의 예수님 탄생 성당에서 보았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만일 당신이 관광객으로 이곳에 오셨다면 순례자가 되어서 돌아가십시오. 만일 당신이 순례자로 이곳에 오셨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돌아가십시오.(If you enter here as a tourist, you would exit as a pilgrim. If you enter here as a pilgrim, you would exit as a holier one.)’ 지금도 그 글이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나바위 성지에서 성소후원회 회원들과 함께 십자가의 길기도를 드렸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서한을 중심으로 한 십자가의 길 기도였습니다. 저는 4처를 묵상하면서 가슴이 찡했습니다. 부끄러움에 죄송했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주교님께 어머니를 부탁하셨습니다. 10년 만에 어머니를 잠시 보았는데, 이번에 포졸에게 잡혔고 다시는 어머니를 볼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어머니를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저는 건강하고, 시간도 많은데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라테라노 대성전 축일입니다. 이탈리아 로마에는 4개의 대성전이 있습니다. ‘성 마리아 대성전, 바오로 대성전, 베드로 대성전, 오늘 축일을 지내는 라테라노 대성전입니다. 저는 이탈리아 로마로 성지순례를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예술적인 가치와 교회사적인 의미가 있는 4곳의 대성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당은 예술적, 건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당은 기본적으로 4가지의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 성당은 복음을 전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우리들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 있어야 하고, 그 말씀을 이웃에게 전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성당은 기도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조용히 기도하는 분들이 있는 성당은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곳, 기쁘고 행복한 사람들이 감사의 기도를 하는 곳이 바로 성당입니다.

셋째는 성당은 친교를 나누는 곳입니다.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이기도 하지만, 미사는 형제들이 함께 모여 빵을 나누는 축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단체들이 성당에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친교를 나누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넷째 성당은 섬기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늘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섬겨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성당에 오는 사람들은 늘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 친교를 나누는 사람, 서로 섬기는 사람은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성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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