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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10 조회수1,062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1월 10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When you have done all you have been commanded, say,
‘We are unprofitable servants;
we have done what we were obliged to do.
(Lk.17,10)
 
 
제1독서 지혜 2,23ㅡ3,9
복음 루카 17,7-10
 

사람들에게 친지 가족들이나 친구들과의 우정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물었습니다. 그 응답의 내용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 특별한 일이 없어도 자주 전화하여 안부를 묻는다.
- 상대방이 듣기를 원하는 소식이나 받기를 원하는 사진 같은 것을 가끔 보내 준다.
-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을 기억해서 작은 선물이나 카드를 보내 애정을 표시한다.
-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축하 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 그들이 어려운 일로 고생할 때는 전화나 편지로 위로하고 격려해 준다.
- 친구들이나 친지들, 가족들이 받고 기뻐할 카드나 작은 선물의 목록을 평소에 작성해 본다.
- 가능하다면 가끔 방문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방문할 때는 미리 알려 준다.

이 응답 내용들을 보면서 결국 우정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해야 할 것들은 아주 간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주 보고 연락하는 것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자주 보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면 마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만 그럴까요? 주님과의 관계는 어떨 것 같습니까? 저는 미사에 전혀 참석하지 않고, 또 기도도 전혀 하지 않는 등 신앙생활을 외면하는 사람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주로 아무것도 주지 않는 주님이라면서 많은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는 주님의 충실한 종이라고 고백합니다. 내 자신을 이 세상에 존재케 하시고 잘 살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도움을 주시는 분임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단 한 가지 일만 시키지 않으십니다. ‘종으로서 이 한 가지만 하면 충분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많은 일을 해야 하며, 주인의 결정에 순명하는 마음을 따라야 주인의 충실의 종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솔직히 이런 말을 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이라고 말해야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많이 했다는 착각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주님을 보려하지 않고, 또 미사와 기도 등을 통한 주님과의 만남을 멀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종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주님의 주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려는 욕심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주님의 충실한 종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을 더 많이 보고 많은 연락을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 안에서 참 기쁨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에(위지안).


어제 강의를 했던 울산의 성바오로 성당입니다.

 

있는 것으로.

어떤 본당신부님께서 한 본당신자의 죽음에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서 젊은 아내와 어린 아이들을 남겨놓고 주님의 나라로 가신 것이었지요. 조문을 가서 신자들과 연도를 바치다가 마음속으로 이러한 기도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주님, 저 분은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저렇게 슬퍼하는 아내와 아무것도 모르는 저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합니까? 죽은 사람도 벌떡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가지신 당신이 아닙니까? 제발 부탁이니 2,000년 전에 당신께서 행하시는 그 기적으로 저 형제님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런데 어떻게 되었을까요? 과연 그 형제님께서 다시 살아났을까요? 아닙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요.

저녁에 기도를 하면서 ‘주님, 왜 제 기도에 응답하시지 않습니까? 제 기도로 그 형제님이 다시 살아난다면 그 가족들에게도 좋고, 또 그 모습을 보고서 당신의 영광이 더욱 더 크게 드러나지 않겠습니까?’라고 투정을 하셨습니다. 바로 그때 어떤 말씀이 마음속에서 들렸답니다.

‘나는 네게 죽은 사람을 살리는 능력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네가 그런 기도를 해도 응답하지 않는 것이지. 그보다는 네게 사람들을 위로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단다. 그런데 왜 네게 주지 않은 것을 욕심내고 있느냐?’

사제 생활을 하면서 전지전능하신 주님의 능력이 팍팍 발휘되었으면 하는 유혹이 생길 때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내게 주어진 능력만을 잘 사용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다른 것에 욕심을 내다보면 가지고 있는 것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으니까요.


가을 단풍이 너무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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