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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11 조회수1,347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1월 11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Stand up and go;
your faith has saved you."
(Lk.17,19)
 
 
제1독서 지혜 6,1-11
복음 루카 17,11-19
 

요즘 남자들은 살다가 너무 힘이 들 때면 지갑에 있는 아내의 사진을 꺼내 보면서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내가 이 사람과도 사는데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여자도 살다가 힘이 들 때면 지갑에 있는 남편 사진을 꺼내 보면서 이렇게 생각한답니다.

‘내가 이것도 사람 만들어 데리고 사는데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나?’

솔직히 부부란 완벽해서 사는 것이 아니지요. 그보다는 스스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족한 사람끼리 만나다보니까 다툴 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자녀 앞에서는 싸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부가 싸울 때 아이가 느끼는 공포는 전쟁터에서 동료의 죽음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50대에 성인병에 걸릴 확률은 7%인데 반해, 늘 싸움만 하는 불행한 가정에서 자란 50대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은 86%나 된다는 것입니다. 물려줄 유산이 없다고 미안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사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만으로도 자녀에게 가장 소중하다고 할 수 있는 건강을 물려주는 것입니다.

부부가 싸우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에게 완벽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작은 것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또한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이지요. 서로의 단점을 덮어주고, 아픔을 안아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면 진정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파트너의 뜻이 ‘서로를 덮어준다’라는 의미라고 하지요. 서로를 잘 덮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관계, 부족함을 잘 채워주는 멋진 관계, 그래서 감사할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자녀에게 가장 큰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병 환자들이 영적으로 깨끗해지도록, 율법에 따라 그들을 사제들에게 보내십니다. 그런데 그들을 보내시면서 동시에 치료도 해주시지요. 그런데 이방인 취급을 받았던 사마리아 사람은 은혜를 입음을 깨닫자마자 주님을 찾아와 찬미와 감사를 믿음으로 응답하지만, 유대인인 나머지 아홉은 감사를 드리지 않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마리아 사람은 주님께 다가와 찬미와 감사를 드림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나머지 유대인들은 사제들에게 자신들이 깨끗해졌음을 증명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과연 어떤 것이 먼저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나병이 없어져서 깨끗해짐을 증명하여 이제 자신은 죄 없는 사람이라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 먼저일까요? 아니면 구원으로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를 올림이 먼저일까요?

사실 우리 역시 복음에 등장하는 감사하지 못하는 유대인의 몫을 취할 가능성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가정 안에서, 삶의 일터 안에서, 또 이웃과의 만남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감사에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주시는 큰 사랑도 느낄 수 있으며 비로소 감사의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마치 내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하세요. 그러면서 열심히 준비하세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 꿈은 이루어집니다(혜민 스님).


신불산 파래소 폭포

 

가장 행복한 사람은?

지난 월요일에 울산에서 강의가 있었습니다. 석 달 전에 강의 부탁을 받고서 처음에는 약간 망설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솔직히 인천에서 울산까지는 너무 멀었거든요. 하지만 ‘울산까지 간 김에 그곳 여행을 하면 좋잖아? 언제 일부러 시간 내서 그곳을 가겠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흔쾌히 허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 새벽 일찍 인천에서 떠났습니다. 울산 근처에 가볼 만한 장소를 몇 군데 뽑았고, 저녁에 있을 강의 전까지 모든 곳을 돌아볼 계획이었지요.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가을을 가슴 가득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지요.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들이 울산에 있는데 정작 울산에 사는 사람들은 알까?’

그래서 열심히 제가 돌아다닌 곳들을 사진에 담아서 강의 도입 부분에 이곳이 어디인지를 물었습니다. 맞추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모르더군요. 어떤 분은 제게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내가 다녀온 곳은 하나도 안 나오네. 다녀온 곳 좀 문제로 내지.”

어딘지를 맞춘 분들에게 선물을 주었거든요. 그런데 자기가 모두 다녀보지 못한 곳이라서 맞추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다녀온 곳은 이분이 사는 울산 근처의 장소였지요. 조금만 힘을 쓰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곳인 것입니다.

가까이에 있는데도 가까이에 없다고 생각하고, 또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지지 못했다고 말하는 우리는 아니었을까요? 가까이에 그리고 가지고 있음에도 다른 것만을 바라보고 있기에 스스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누리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근처의 아름다운 곳뿐만이 아니지요. 내 근처의 사람들, 또한 내 근처에 머물고 있는 주님의 사랑 등등……. 우리가 신경서서 봐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자기 가까이에 있는 멋진 모든 것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요?


울산 태화강 십리대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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