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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14 조회수2,194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나해 연중 제 33주일


< 해는 어두워지고
 >


  
복음: 마르 13,24-32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 >

 

브루스 윌리스는 귀신이다!”라고 미리 말해버리는 사람이 가장 미웠던 영화 식스 센스는 영화가 끝난 후 가장 표현할 수 없는 더러운 기분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보는 내내 왜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까?’라고 자신에게 화가 날 정도로 한탄 했던 충격을 안겨 준 영화였습니다.

브루스 윌리스는 귀신을 본다는 한 청년을 상담하였지만 그를 제대로 믿어주지 않은 까닭에 그에게 총격을 당합니다. 6개월 후 다시 일을 시작하는데 똑같은 증세의 어린 아이를 치료해주게 됩니다. 그도 항상 귀신을 보기 때문에 두려워합니다. 그리고 귀신들 대부분은 자신이 죽은 줄 모른다고 말합니다. 브루스 윌리스는 아내가 자신에게 대화 한 마디 걸지도 않는 것을 서운해 하면서도 먼저 이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로 합니다. 이 아이가 귀신을 본다는 것을 믿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다가오는 귀신의 한을 풀어주도록 합니다. 그러자 그 귀신은 더 이상 그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이젠 그 아이가 브루스 윌리스의 문제를 풀어주기로 합니다. 아내가 깨어있을 때 말고 잠을 자고 있을 때 말을 걸어보라고 합니다. 아내는 잠을 자면서 브루스 윌리스와 대화를 합니다. 그러다 남편의 결혼반지를 떨어뜨립니다. 브루스 윌리스가 한 번도 빼지 않았던 그 반지. 브루스 윌리스는 6개월 전에 총을 맞았을 때 이미 죽었던 것입니다. 그 아이가 자신에게 말할 때 겁을 먹었던 이유가 바로 자신이 귀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이 가까이 가면 아내가 입에서 김이 나올 정도로 추워하던 모습, 아무도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던 모습, 더 이상 지하실로 내려갈 수 없었던 것 등을 떠올리며 결국 큰 충격 속에 자신이 죽었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지금까지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완전히 허물어지는 그 느낌 속에서 또 다른 영역의 삶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느낌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받아들일 때도 느끼게 되고 이 세상 종말이 다가올 때도 반드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만났다면 지금까지 내가 믿던 모든 가치들이 일시에 허물어지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내 안으로 들어오시기 위해서는 내 안에서 나를 지배하던 권위가 허물어져야 합니다. 사람은 한 주인밖에 섬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통 강사인 김창옥씨가 우울증을 앓을 때입니다. 자존심이 있어서 자신이 강의했던 곳에서는 좀처럼 상담을 받기가 두려웠습니다. 말로는 사람들에게 기쁘게 살라고 하면서 자살하고 싶다는 상담을 받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사제단이 모인 가운데 강연을 했고 그 중에서 인상 좋은 신부님을 찾아 상담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신부님에게 다가가 상담을 받고 싶다고 말하려고 하는데 그 신부님이 먼저 다가와 상담을 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제 옷을 벗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혹을 떼러 갔다가 하나 더 붙인 채 돌아왔습니다. 몇 달 뒤 90세가 넘은 한 수도회 수사 신부님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조용히 내려와서 상담을 받고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김 강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하지 말라고 했을 때, 그 신부님은 당신 친구들이 다 죽었기 때문에 말할 사람이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 유머에 반해 내려가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 신부님은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침묵을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말을 재밌게 해야 하는 강사인데 어떻게 침묵을 배우냐고 했을 때 언제까지 자기 자존심으로 살아가겠느냐고 야단치시며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침묵을 배우려거든 프랑스 시골 수도원에 들어가서 피정을 할 것을 권했습니다. 6년 동안 한 번도 휴가를 가보지 않았던 그 강사는 2주간의 휴가를 내서 프랑스로 들어갔고 2주 동안 한국어 한 마디도 못하며 피정을 하였습니다. 포도밭에서 산책을 하던 도중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라는 내면의 말을 생생하게 듣게 되고 많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을 갖고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자존심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하나의 세력이고 우상입니다. 그 우상이 떨어지지 않으면 참 인격이 기쁨과 평화가 찾아오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이러한 종말에 대해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식스 센스처럼 충격적이지는 않아도 참으로 아름다웠던 영화 사랑과 영혼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남자 주인공은 자신의 연인 옆에서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확신시키려 애씁니다. 다른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으로 보여주었던 것이 동전을 들어 올려 그의 손으로 가져다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동전을 집어 타인의 손에 넘겨준다면 크게 이상할 것이 없겠지만 보이지 않는 영혼이 그렇게 하면 살아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동전이 스스로 벽을 타고 하늘을 날아 자신의 손바닥 위에 떨어지는 것만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차원이 다른 무언가의 존재를 느끼려면 반드시 내 안에서 깨져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배워왔던 물리학의 모든 법칙들입니다. 세상의 법칙이 깨어지는 것을 보면서 또 다른 차원의 누군가를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받아들였던 우리 선조들이 세상의 모든 가치들을 배설물처럼 여기게 되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인간이 사는 세상 사이에서는 이보다 더 큰 일이 일어나게 되어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한 영혼이 아니라 온 우주의 창조자이시고 무한히 크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분이 오실 때 이 세상의 모든 법칙들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분은 시간과 공간을 창조한 분이신데 그분을 만나기 위해서는 우리 또한 시간과 공간의 법칙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사라져버리는 하나의 일시적 현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오실 마지막 순간이 가까워지면서 벌어질 이런 현상을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경에서 해와 달과 별은 주님께서 지으신 어떤 권능을 뜻합니다. 사실 처음 주님께서 창조 넷째 날에 해와 달과 별들을 만드실 때는 그런 절기를 통해서 당신께 예배드리기를 원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천체는 절기와 연결되고 절기는 예배와 연결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주님께서 만들어주신 것들을 통해 주님을 찬미하지 못하고 그 만들어진 것 자체가 예배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해와 달과 별은 우상의 상징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느님은 모세를 통해 눈을 하늘로 향하여 해와 달과 별 등 하늘에 있는 모든 천체를 보고 그 앞에 엎드려 예배하고 싶은 유혹에 빠져서도 안 된다. 그런 것들은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만천하 다른 민족들에게 주어 섬기게 하신 것들이다”(신명 4,1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워지면 조금씩 이 세상 사람들이 우상으로 섬기고 있던 권위들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태양이 뜨면 달과 별이 빛을 잃듯이 한 권위가 가까이 오면 지금까지의 권위는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때에는 사람의 아들이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사람들이 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상 마지막 때에 어떠한 현상들이 벌어질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바로 우리가 섬기는 절대 권력이나 돈, 쾌락들의 가치가 흔들리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예를 들어 2007년 미국의 한 금융업체가 파산하면서 전 세계 경제 위기로 확산되었던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세계의 금융 체계는 서로 하나처럼 엮여있어서 하나가 잘못되면 도미노처럼 전 세계의 재앙의 시작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삼성이나 현대기업 하나만 무너지더라도 그 충격은 엄청날 것임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잘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금까지 우리가 믿어왔던 돈의 권력이 약화되어 혼란의 상태가 더욱 잦아질 것입니다. 농경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주님께서 오실 때는 이런 대 혼란의 상황일 것임이 확실합니다. 돈도 권능이고 구름을 타고 오시는 주님도 또 다른 차원의 권능이기 때문입니다. 하나가 무너져야 다른 하나가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것들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돈이나 권력을 삶의 목적으로 삼는 이들에게나 그런 것이 흔들리는 것이 두려움이지 영원한 생명을 목적으로 사는 우리까지 흔들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마음이 자아의 권위가 아직까지 꺾이지 않고 자존심이나 쾌락, 돈 등을 원하는 주님께서 오시지 않은 그런 세상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돈 버는 것을 더 좋아하는지 미사 보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지, 놀러가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지 기도하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아직까지 세상 것이 나에게 그렇게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주님은 아직 멀리 계신 것이고, 그런 것들이 흔들리고 있다면 나의 새로운 삶은 매우 가까이 있는 것입니다.



새롭게 복음 묵상집을 출판하였습니다.

수익은 해외선교 지원금으로 쓰입니다.

많은 관심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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