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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9 목/ 우리의 슬픈 자화상, 예루살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18 조회수1,213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33주 목 루카 19,41-44(15.11.19)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보고 우셨다.”(루카 19,41)



the lament for jerusalem





 우리의 슬픈 자화상, 예루살렘

오늘 복음은 주님을 슬프게 해드리는 우리의 슬픈 자화상을 보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자 제자들의 무리가 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 하늘에 평화 지극히 높은 곳에 영광!”(19,38) 하고 외치며 그분을 환영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이 처참하게 파괴되어 폐허가 될 것을 예고하십니다(19,43-44).

서기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파멸된 것은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평화의 길을 보지 못하며, 하느님께서 구원과 심판을 위해 방문하신 때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19,42.44). 예수님께서는 자신에게 닥쳐올 수난과 죽음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배척함으로써 예루살렘이 당할 멸망 때문에 눈물을 흘리십니다(19,41). 사람들의 탐욕과 이기적 태도에서 나온 죄가 예수님을 슬프게 해드린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입성하실 때 목소리 높여 환호하던 그들은 그분을 조롱하고 고발하며 죽음으로 내모는 악마의 변호인들로 뒤바뀔 것입니다. 그들의 환호는 자신들의 이기적인 바람을 투사한 것이었지 예수님을 구세주로 알아보고 받아들여서 나온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랑과 생명을 주려고 오신 구세주 예수님을 배척함으로써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파괴될 성전의 운명 때문만이 아니라 죄악에 기울어 타락한 모든 사람을 위해 우신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루살렘은 나 자신과 우리 사회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우리를 찾아오시는 사랑의 주님, 나의 회개를 기다리시는 주님의 방문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살아간다면 주님께서 눈물을 흘리실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육의 정신에서 나온 죄 때문에 눈물을 흘리신 것이요, 그분의 거룩한 눈물은 우리 죄에 대한 고발인 셈입니다.

예수님의 탄식어린 눈물은 나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예수님을 알아보지도 보지도 못한 예루살렘의 모습에서 내 뜻대로 살아가는 나, 세상일을 먼저 추구하는 나, 주인인양 착각하며 남을 판단하는 나, 고통과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불평하고 절망 속에 살아가는 나, 죄에 무감각한 채 살아가는 나의 자화상을 봅니다. 이런 나의 마음과 생각과 삶의 편린(片鱗)들이 예수님을 얼마나 아프게 해드리고 슬프게 해드릴지!

성 프란치스코는 주님의 수난을 회상하면 온 세상 온 골짜기를 눈물로 채워도 부족하다며 자주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수난의 길에서 통곡하던 예루살렘 여인들을 보시며,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루카 23,28)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먼저 나 자신의 사랑 부족과 죄를 알아차리고 슬퍼하며 울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눈물을 닦아드리고 멈추게 하는 것은 나의 회개요 사랑 회복입니다.

예수님께서 우시는 것은 우리 사회의 죄악 때문이기도 합니다. 국민의 신음소리와 정당한 외침을 듣지 않으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으로 공동선을 추구하기는 커녕 국민을 핍박하는 정치권력자들, 가진 것을 함께 나누지 않는 탐욕적이고 이기적인 자본가들, 서로의 아픔과 고통에 무관심한 우리의 집단적인 무관심과 무감각의 죄, 이런 것들이 예수님을 슬프게 해드립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지 않는 나, 눈이 멀고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 추구에는 무관심한 예루살렘, 한국을 보고 슬픈 눈물을 흘리지 않으실까요? 주님! 저희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저희가 평화의 길이신 당신을 알아보고 참회하여 사랑을 회복함으로써 당신의 눈물을 닦아내게 하소서!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http://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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