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19 조회수977 추천수13 반대(0)

앙상한 가지를 보는 것, 거리를 뒹구는 나뭇잎을 보는 것, 비에 젖은 작은 새를 보는 것은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어린아이의 맑은 눈을 보는 것, 나를 향해 달려오는 강아지를 보는 것, 먼 곳을 향해 힘차게 날아가는 새를 보는 것은 희망과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부처님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고통의 바다라고 하였습니다.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듯이, 우리의 삶 또한 욕망의 바람, 분노의 바람, 원망의 바람 때문에 끊임없이 흔들리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 때문에 괴로워하고,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매일 만나야 하는 거북함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함에 속이 상하고, 내 마음을 내가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에 절망하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명동은 시위와 집회의 장소에서 멀지 않습니다. 저마다 자기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서 시위를 하고, 집회를 합니다. 집회의 과정에서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집회를 하는 사람들도, 집회를 막는 사람들도 다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비로소 길이 보일 것입니다.


문화의 도시, 유럽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부상당했습니다. 원인을 분석하고, 잘못된 부분을 없애려 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다가오는 겨울과 함께 인류의 지성과 양심도 얼어붙을 것 같습니다. 이제 난민들은 더욱 갈 곳이 없어질 것입니다. 폭력은 더 큰 폭력을 정당화 시킬 것입니다. ‘자유, 평등, 박애의 삼색은 원망, 분노, 복수의 색으로 변색 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던 분이 사랑의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래도 믿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은 없습니다. 작은 불씨가 커다란 어둠을 밝히는 것을 알기에 희망을 버릴 수 없습니다. 겨울이 긴 것 같지만 따뜻한 봄은 여리고 작은 새싹을 통해서 온다는 것을 믿습니다. 부처님도, 예수님도 이념과 투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버려야 비로소 얻을 수 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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