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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난민과 하느님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19 조회수709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며칠전, 제가 살고있는 호주로 첫 시리아 난민가족이 도착했습니다.

지난주 파리의 테러사건으로 무슬림 난민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 또한 그 소리에 마음이 흔들렸던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누리며 살고있는 이 소중한 평화를 혹, 그들로인해 잃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시리아에서 도착한 난민가족의 바램도 다름아닌, '평화롭게 살고싶다' 였습니다.


그들에게도 어린 자녀들이 있었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의 바램은 자녀들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곳에서,

떳떳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일 것 입니다.

그들이 어떠한 심경으로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수년간 난민캠프를 떠돌며,

이 땅에 들어오길 간절히 바랬을지...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제 평화가 깨질지 모른다는 이유때문에,

그들도 누려 마땅한 평화를 제가 마음속으로나마 반대했다는 것이,

참으로 후회스럽고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오래전 사도들이 목숨걸고 떠난 이방인땅으로의 선교여행이 생각났습니다.

사도들이 전한 복음을 받아들이고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이킨 수많은 사람들중에 무슬림들이라고 왜 없었겠나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을 섬기며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을것 입니다.

그런데, 그들도 들려주는 복음을 들을 귀는 있었던것 입니다.

가르쳐주는 복음을 배울 마음도 있었던것 입니다.

그 귀와 마음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은 분명 이 사실을 잘 알았기에, 수많은 이방인들의 땅으로 평생을 찾아다녔을것 입니다.

준비된 이들에게 들려주고, 가르쳐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서,

이제는 이방인들이 우리가 살고있는 곳으로 들어 오겠다 아우성입니다.

닫힌 문을 열어만 주면, 우리가 누리며 사는 이 평화를 함께 누리고싶다 합니다.

그들이 처한 억압과 공포, 전쟁을 피해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에 자신의 자녀들을 살게하고 싶다 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평화와 사랑, 관용과 자비가 무엇인지 말입니다.

직접 눈으로 보면 언젠가는 알게되겠지요. 


어쩌면, 이 세대에 당장 변화를 바라는 것은 무리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다음세대, 그것도 아니면 또 그 다음세대 즈음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것 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이 작은 결심이 먼 훗날 하느님께는,

잃어버린 양들을 되찾으실수 있는 아주 중요한 결실이 될 것입니다.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는 일을 놓고,

당장 눈앞의 득과 실을 따져보자 하면, 사실 아무런 득 없는 희생 그 자체일것 입니다.

그나마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받아주는 몇몇 나라들이 있을 뿐이지요.

그 누구도 먼 훗날 하느님께서 수확하고자 하시는 결실을 생각해드리고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제 역으로 이방인들을 우리의 땅으로 불러 모아들이고 계십니다.

어쩌면 친히 그들의 선봉에 서서 우리를 찾아 오시는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 (루카 19,41-44)


하느님께서 난민들과 함께 우리의 문앞에 서 계십니다.

'문을 열어 달라고...

 이 사람들이 살 곳이 필요해 내가 이들을 데리고 너를 찾아 왔다고...'


우리는 기꺼이 응답해 드려야할 때 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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