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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가시관 쓰시고 십자가 지신 왕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22 조회수1,048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나해 그리스도 왕 대축일


<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


  
복음: 요한 18,33-37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 옥좌에 앉으신 왕 >

 

오늘은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주이고 그래서인지 심판자로서의 그리스도 왕을 기념하는 대축일을 지냅니다. 구름을 타고 권능을 지니고 오시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천상의 왕으로서 합당하겠지만 십자가를 보면 여전히 주님은 가시관을 쓰고 계십니다. 그리고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라 현판이 걸려있습니다. 그분의 왕관을 금관으로 바꾸어 드려야 하는 것일까요?

 

우선 예수님께서 추구하셨던 왕국은 이 세상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아담도 에덴동산에서는 왕이었습니다. 그리고 에덴동산을 지배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왕이라면 그 나라에서 마음대로 하는 것으로 느끼겠지만 아담은 에덴동산에서 짐승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일만 하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왕직이란 돌보는 직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왕직이란 이름을 지어주며 길들이는 직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동물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나의 동물로 길들인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동물들이 자신의 왕국의 백성들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당신 나라로 데려가게 되실 텐데 그 이름은 당신이 직접 주시며 당신 목소리를 따르는 양들로 길들이며 지어주신 것입니다.

 

요즘 검은 사제들이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한 마귀 들린 아이를 두 신부님이 구해내는 과정을 엮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들도 그렇게 마귀 들린 사람들이었음을 알아야합니다. 우리 안에 우리 마음대로 살게 만드는 마귀요 뱀인 자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자아의 뜻대로 살면 불만족하고 교만하고 육체적 욕망대로만 살며 돈과 명예만을 추구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삶을 살았던 여인이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그녀는 일곱 마귀를 지닌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당신 피로 그 여인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리아야!’라고 부르며 이름을 불러주셨습니다. 마리아는 처음에 그분을 동산지기로 여겼는데 그분이 바로 에덴동산에서 동물들의 이름을 지어주었던 아담의 역할을 하고 계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왕국은 이렇게 신하들을 늘려갑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사제들이 마귀를 쫓아내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피를 흘려서 마귀를 쫓아내었다면 그 소녀는 결국 깨어나 그 신부님들에게 감사하게 될 것이고 그 신부님들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만 왕으로서 신하를 모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도 왕으로 신하들을 모으고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그 신하를 만드는 방식이 바로 고생하고 피를 흘리는 것이기에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안의 마귀를 쫓아버리기 위해 피를 흘리게 만드는 가시관을 쓰신 것입니다. 마귀는 피로써만 죽기 때문입니다. 그 마귀를 피로 쫓아낸 바로 그 피를 흘린 사람이 그 나라를 차지하게 됩니다.

 

차동엽 신부님의 통하는 기도에 알바니아에서 사제생활을 하셨던 안톤 룰릭이라는 분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이분은 알바니아 공산독재 치하에서 무자비한 종교탄압이 있을 때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1946년 서품을 받은 해부터 17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고 그 후 다음 17년 동안은 노동수용소에서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의 첫 번째 감옥은 산골마을의 한 작은 화장실이었고 9개월간 누울 수도, 다리를 펼 수도 없이 강제로 인분 위에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그 해 성탄절에서는 그들이 신부님을 감옥 1층에 있는 다른 화장실로 끌고 가서 옷을 벗기고 밧줄에 묶어 천장에다 매달아 놓고 또 인분 위에 내려놓고 마구 때렸습니다. 그분은 눈물을 흘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바로 그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만났다고 합니다. 자신을 위해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신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눈물이 났던 것입니다. 그보다 더한 고통을 자신을 위해 당하셨다고 생각하니 자신을 그렇게 괴롭히던 사람들이 하나도 밉게 생각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감사했고 198979세가 되던 해에 처음으로 감옥에서 석방되어 나왔을 때 길에서 자신을 고문하던 한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끌어안았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이 바로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는 분들입니다. 그리스도의 피를 받았으니 이제 그분의 뜻밖의 행위는 어떤 것도 할 수 없게 사로잡힌 백성인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해서는 목숨도 아깝지 않게 바칠 수 있는 분들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도 그렇게 길들이시기 위해 발을 씻어주시고 십자가에서 그를 위해서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베드로에게 당신 양떼를 맡기십니다. 그리고 당신은 6일 간의 창조사업을 마치시고 7일 째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십니다.

 

그러나 만약 평생 살았는데 나의 안식처가 없다면, 나의 왕국의 백성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루카복음 19장에는 미나의 비유가 나옵니다. 주인이 왕이 되려고 먼 고장으로 떠나면서 하인 열 명을 불러 각자 한 미나씩 나누어줍니다. 한 미나는 백 데나리온 그러니까 약 천 만 원 정도 된다고 보면 됩니다. 어떤 하인은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벌었고 어떤 하인은 다섯 미나를 벌었지만 한 하인만 주인을 냉혹하고 무서운 사람으로 여겨 수건에 싸 놓았다가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 비유가 주인이 왕권을 받으러 먼 고장으로 갔다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분은 왕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왕직에 참여하는 이들입니다. 그분이 세상을 위해 피를 흘리셔서 왕이 되셨다면 우리 또한 우리가 받은 미나로 이웃을 위해 생명을 바치며 자신의 왕국 백성을 늘려가야 하는 것입니다. 왕이 되어 오신 주인은 당신처럼 노력하여 많은 백성을 길들인 종에게 그에 합당한 고을을 다스릴 왕으로 삼아주십니다. 그러나 자신의 에너지를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한 종은 다스릴 고을이 없어서 천국에서 살 수 없게 됩니다. 우리가 선교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한 그 사람들이 결국 우리의 안식처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는 방법이기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웃을 위해 가시관을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핀란드에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에게 추앙받는 한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백성들의 평안과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왕에게는 한 가지 말 못할 고민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대를 이을 왕자가 없었던 것입니다. 왕은 왕업을 이을 사윗감을 찾는다는 방을 붙였습니다. 전국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일단 활쏘기 말 타기 등 무예시험을 통과한 10명에게 왕이 말했습니다.

하늘과 땅, 이웃과 이웃을 하나로 이어주는 나무를 일주일 이내에 구해오너라

일주일 후, 청년들은 저마다 웅장하고 괴상한 나무를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존 페로라는 청년은 왕 앞에 십자가를 내밀었습니다.

폐하, 십자가의 세로막대는 하늘과 사람을 연결하지요. 가로막대는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위대한 상징입니다

왕은 존 페로에게 왕위를 물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정신을 바탕으로 선정을 베풀었습니다.

 

오늘 빌라도는 당신이 유다인의 왕이냐고 묻습니다. 자신이 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참 왕은 백성을 위해 십자가를 져야 함을 몰랐습니다. 가시관을 써야 함을 몰랐습니다. 예수님은 참 왕이 누구인지 진리를 알려주겠다고 하시며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를 짊어지십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의 의미, 그 위에 못 박혀 가시관을 쓰고 있어야 하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참으로 왕이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처럼 이웃을 위해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종을 찾고 계십니다. 어린왕자는 적어도 자기별에 꽃 한 송이를 가꾸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누구를 위해 혹은 무엇을 위해 피를 흘리고 있습니까?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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