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11.24 화/ 나의 성전을 짓기 위한 식별과 준비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23 조회수1,020 추천수6 반대(0) 신고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루카 21,5-11(15.11.24)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루카 21,6)



The destruction of the temple foretold




 나의 성전을 짓기 위한 식별과 준비

예루살렘 성전은 기원전 19년 이두메아 출신의 헤로데 대왕이 웅장한 규모의 증개축에 들어가 서기 46년에 마쳤습니다. 이 성전은 서원 이행의 표시로 혹은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성전에 바쳐진 ‘자원 예물’(2마카 2,13)과 “아름다운 돌”(21,5)로 건축하였습니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이 경탄합니다(21,5).

예수님께서는 이 성전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21,6) 하고 말씀하십니다. 실제로 이 성전은 70년 8월 29일 일부 벽만 남긴 채 불타버리고, 베스파시아누스 황제(69-79년) 때 남은 벽마저 허물어 집니다. 신앙과 삶의 구심점인 성전의 파멸은 유다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실존의 위기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런데 루카 복음사가는 예루살렘과 성전 파괴를 종말의 전조가 아니라 역사적 비극으로 봅니다(21,20-24). 따라서 구원이 실현된 시기와 종말 사이의 교회의 시기를 사는 우리는 "내가 그리스도다. 때가 가까웠다" 하고 외치는 이가 있어도 속지 말아야 하고(21,8), 전쟁과 반란, 큰 지진과 기근과 전염병이 일어나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나더라도 종말의 전조에 지나지 않으니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21,9-11). 지금이 바로 깨어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성전은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집이기에 믿음의 기초 위에 사랑과 진리, 정의와 평화의 벽돌로 지어져야 합니다. 성전은 호화스럽고 고급스러운 장식이 아니라 하느님 때문에 사랑하고 하느님 안에서 모두가 행복을 발견하는 성소(聖所)입니다. 따라서 유한한 우리의 욕망과 재물과 명예로 지어지고 장식된 겉만 멀쩡한 성전은 영원할 수 없으며 허물어지고야 말 것입니다.

무언가를 위해 늘 바삐 움직이는 발걸음을 멈추고, 나는 어떤 성전을 짓고 그 성전을 무엇으로 꾸미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사람들이 그토록 애착을 두고 얻으려고 매달리는 부와 권세, 명예, 세상 즐거움, 신체적 건강, 외모, 능력, 인맥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있다가도 금새 사라져버릴 것들을 우상처럼 여기고 추구한다면 화려한 성전의 아름다움에 감탄만 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또한 거짓 사상과 신앙으로 영을 흐리게 하는 가짜 예언자와 영적지도자들, 사이비 이단 종교들, 탐욕에 사로잡혀 거짓과 부패를 일삼는 정치인들, 왜곡되고 편향된 보도로 진실을 호도하는 언론인들을 분별없이 맹신한다면 파멸하고야 말 것입니다.

지금 당장 세상 종말과 죽음이 닥치지는 않겠지만 그때는 오고야 말 것입니다. 따라서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욕망들과 감정들, 무의식적인 몸짓들 안에 숨어있는 파멸의 징후를 알아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 돈과 권력, 성공과 효율을 좇고, 사이비 이단 종교가 판치는 오늘 이 사회의 병리적 현상들 안에서 종말의 조짐을 읽어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영의 눈으로 그런 현상과 조짐들을 꿰뚫어보고 불현듯 닥칠 마지막 순간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도 잠든 영혼을 일깨워 헛된 야망과 탐욕, 현세의 우상과 가짜 그리스도를 좇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거룩한 언행으로 아름답고 영원한 성전을 짓는 하루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