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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24 조회수959 추천수14 반대(0)

군대의 추억은 참 많습니다. ‘유격훈련, 내무반 생활, 행군, 사격, 외곽 보초, 족구, 휴가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군대생활에서 외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군가도 외워야 하고, 군인의 길, 군인정신, 총기번호, 군번도 외워야 합니다. 다른 것들은 잊어버려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꼭 외워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도 매일 바뀌는 것입니다. 무엇일까요? ‘암구호입니다. 암구호는 매일 바뀌어서 정해집니다. 보초를 서는 경우, 외출에서 돌아오는 경우, 특히 야간에 이동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암구호를 숙지해야 압니다. 디지털 시대인 요즘 군대는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확실한 암호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암호를 알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한 책입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께서 자신들이 하느님을 만난 이야기를 꾸밈없이 이야기 합니다. 그럼에도 감동이 있는 글들입니다. 숨은 그림을 찾는 것처럼, 이야기 속의 사람들은 저마다 하느님께서 숨겨 놓으신 암호를 이웃 안에서, 내면의 부르심 안에서, 때로는 시련과 고통 중에서, 우연한 만남을 통해서 찾아내었습니다. 암호를 발견하기 전의 삶은 무의미하고 허망하였지만, 암호를 발현 한 후의 삶은 희망과 기쁨이 계속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확실한 암호를 알고 계시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차를 운전하기 전에 성호를 긋고, 기도한다면 그분은 암호를 알고 있는 것입니다. 손에 스마트 폰 대신, 묵주를 들고 버스틀 타는 분도 암호를 알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받기 보다는 먼저 사랑하려고 하고, 이해받으려 하기 보다는 먼저 이해하려는 분도 암호를 알고 있는 분입니다. ‘그럴 수가 있나라고 불평하기 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암호를 알고 있는 분입니다. 떨어지는 낙엽에서도, 하늘을 날아가는 구름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다면 또한 암호를 알고 있는 분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암호를 참 많은 곳에, 그리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남겨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 바다 깊은 곳에만 당신의 암호를 숨겨놓으신 것이 아닙니다. 우주의 은하에만 당신의 암호를 숨겨 놓으신 것이 아닙니다. 철학의 논리 속에, 수학의 규칙 속에, 과학의 심오함 속에만 숨겨 놓으신 것이 아닙니다. 어린아이의 웃음에도, 작은 들꽃에도,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에도 하느님의 암호는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암호를 우리들만 간직하라고 하시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조건 없이 그 암호를 나누어 주어도 좋아하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언젠가 우리가 만나야 될, 마지막 순간들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그 끝에서 하느님과 대면할 날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요구하시는 암호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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