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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26 조회수1,127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1월 26일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When these signs begin to happen,
stand erect and raise your heads
because your redemption is at hand.
(Lk.21,28)
 
 
제1독서 다니 6,12-28
복음 루카 21,20-28


어제는 새벽을 열며 묵상 글을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새벽 동창신부의 아버님께서 선종을 하셨는데 저희 동창신부 모두가 아버님의 빈소를 함께 지켜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오시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연도와 미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만 했지요. 그러다보니 새벽 묵상 글을 도저히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번 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특강이 하나 잡혀 있었고, 라디오 방송 녹음도 잡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정표를 보니 화요일과 수요일에 아무런 일정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어있는 이 두 날짜에 강의와 방송 준비를 하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래서 월요일에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행지를 향해 운전을 하고 있던 중에 동창신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 것이지요.

저의 계획이 완전하게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여행지에서 빨리 돌아와야만 했고, 강의와 방송원고 준비를 하려고 했던 시간에는 빈소를 지키고 또 장지도 가야만 했습니다. 결국 마음도 급해지고 몸도 피곤해진 상태로 일정에 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랫동안 병중에 계셨던 동창신부의 아버지셨지만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저의 계획도 이렇게 틀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지요. 눈앞의 일도 이렇게 알 수 없는 우리 인간의 나약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스스로의 나약함을 제대로 인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 대한 판단을 과감하게 해버리고, 이에 따른 단죄도 쉽게 내리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종말에 대한 말씀을 하십니다. 이는 곧 사람들이 구름을 타고 오는 사람의 아들을 맞을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심판 날에 주님 앞에 섰을 때 과연 우리는 떳떳한 마음으로 주님을 뵐 수 있을까요?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미루기만 했던 우리들, 특히 주님께서 가장 강조하셨던 사랑에 대해 ‘나중에’만을 외치면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했던 이웃들을 멀리하면서 과연 주님 앞에서 떳떳할 수 있을까요?

화장터와 장지에 가서 죽음에 대한 묵상을 많이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아들인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죽음에 이르기 전에 미리미리 해놓아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도 내게 있어 죽음은 항상 멀리에 있는 것과 같은 생각으로 그 준비를 게을리 했었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보화를 쌓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보화를 쌓는 우리의 모든 사랑의 행위들이 주님을 맞이할 가장 훌륭한 준비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열심히 주님의 뜻을 따르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죽음은 나를 결코 피해서 가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맞이할 죽음입니다.

우리가 터득해야 할 사랑의 기술 중 하나는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생의 기쁨도, 아픔도 가까운 사람을 통해 다가온다. 우리를 쓰러뜨리는 사람도, 위대하게 만드는 사람도 가까운 데 있다(강준민).


묘지에서 죽음을 떠올려봅니다.

 

하느님과의 인터뷰

어떤 기자가 하느님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자는 평소에게 묻고 싶었던 한 가지의 질문을 던집니다.

“하느님, 인간에게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답변하십니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 그러고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길 갈망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는 것. 그러곤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어떻습니까? 정말로 그렇지 않습니까? 이러한 삶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시간이 많다는 생각 때문에 오류를 계속 범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삶보다 주님과 함께 누리는 영원한 생명이 있는 하느님 나라에서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그러한 오류를 조금씩 줄여나갈 수가 있지 않을까요?


동창신부들의 뒷모습. 화장터 가는 길에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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