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28 조회수784 추천수15 반대(0)

오늘은 교회의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서양은 시간을 끝을 향해서 나가는 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를 향해서 흘러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을 보면 이런 생각이 맞는 것도 같습니다. 아이는 청년이 되고, 청년은 노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꽃은 피고, 열매를 맺고, 지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큰 뜻을 품고 새로운 나라가 생겨나지만, 종국에는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로마, 몽고, 오스만 제국이 그랬습니다. 그러기에 인생은 어쩌면 덧없고, 허망한 것 같기도 합니다.

 

반면에 동양은 시간은 순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봄이 가고 겨울이 오지만, 또다시 봄이 오기 때문입니다.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지만 바다는 구름이 되어 강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태양을 향해서 돌고, 태양은 우리 은하를 향해서 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會者定離만난 사람은 헤어지기 마련이고, 헤어진 사람은 언제가 또 만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마치 나무가 나이테를 가지듯이, 교회의 전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 부활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어 오셨음을 기억하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립니다. 그것이 바로 희망입니다. 그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돌아보면 고마운 일들이 많습니다. 지친 몸을 편안하게 해 주는 침대, 베게가 그렇습니다. 아무런 불평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저를 받아 줍니다. 책상에 있는 탁상용 달력도 그렇습니다. 제게 날을 알려주고, 해야 할 일들이 있음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나와 세상을 연결해 주는 컴퓨터, 스마트 폰도 그렇습니다. 다리와 같아서 내가 세상을 행해서 나갈 수도 있고, 세상의 소식은 저를 향해서 들어옵니다.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직원들, 함께하는 수녀님과 신부님이 있습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태초부터 맺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늘 깨어 있으라.’고 하십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신앙의 눈을 뜨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도 기쁨입니다. 희망의 눈을 뜨고 이 모든 것 또한 지나가리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나누는 것도 행복입니다. 그러기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큰 행복입니다. 신앙인이라는 말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몸을 팔았던 여인도, 눈이 멀었던 소경도, 나병환자도, 하혈하던 여인도, 중풍병자도, 듣지 못하던 사람도 예수님을 만나서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살아서 참된 행복을 느꼈고, 영원한 삶을 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주 간결하게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지키고 따른다면 그곳이 바로 꽃자리입니다. 우리가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진다면 그곳이 바로 가시방석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한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면서 좋아하는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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