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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쇄신, 무엇을? 어떻게?
작성자이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29 조회수815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평화를 빕니다.

 

 

쇄신, 무엇을? 어떻게?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실현이 쇄신 열쇠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마태 13,8)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쇄신의 씨앗이 한국교회에 뿌려졌다.

 

 씨앗은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싹을 틔웠다.

 

하지만 시작은 지금부터다.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농부인 한국교회의 피땀 섞인 노력이 절실하다.

 

1980~90년대 급성장한 한국교회는 점차 초기의 의식과 태도를 잊어갔고,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중산층화 됐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그 결과,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미사 참례율은 매년 1%씩 감소하고, 스스로 천주교 신자라고 응답한 비율은 7%(한국갤럽 ‘한국인의 종교의식조사’, 2014)로 30년 전의 조사와 변화가 없다.

 

이러한 시점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쇄신의 기회가 됐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쇄신 방안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교황 방한을 앞두고 본지와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각각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한국교회의 쇄신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설문조사는 특히 한국교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쇄신 과제를 보여준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실시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한국 천주교회의 과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의 사목적 분위기 조성’(55.0%)이 과제 1순위로 꼽혔다.

 

교회 구성원들에게서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는 대화와 소통(주교), 독선과 권위주의(사제), 기도와 영성생활 결핍(수도자), 분파적인 모임과 행동(평신도) 등이 지적됐다.

 

본지가 진행한 설문 ‘교회쇄신, 300인에게 물었다’에서는, 응답자의 44.08%가 ‘성직자들의 권위주의와 성직중심주의’를 선택했다.

 

전원 신부(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는 “긴급한 쇄신 과제는 교회가 정말 해야 할 복음적인 것과 비(非)복음적인 것, 교회가 꼭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업무와 덜 중요한 것을 식별하는 작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자주 신자들은 신앙의 본질을 깨닫지 못했고,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사제들도 마찬가지였다.

 

신원의식과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고,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교회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을 ‘거룩함’이라고 불렀다.

 

평신도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대신에 수동적인 신앙인으로, 사제는 사목자가 아닌 권위적인 관리자로 남게 됐다.

 

하느님의 백성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에서 멀어진 것이다.

 

이 문제는 교회 구성원 일부만 변화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500만 명이 넘는 신자들이 달라져야 하고, 교회 지도자인 사제들이 바뀌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하느님과 주체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진정한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한 쇄신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중에서도 사제들의 변화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신학교 양성과정의 패러다임 변화와 더불어 교회 지도자인 성직자 스스로 정체성과 신원의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교황께서 지적한 대로 물질과 권력을 지향하는 교회 내 집단이 존재하는 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은 교회 안에서 더욱 외면 받을 것”이라면서 “저를 포함한 성직자들이 ‘나는 누구인가? 신부가 맞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이기심과 나태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 활성화하는 것은 한국교회 쇄신을 위한 필수 과제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직되고, 상명하달식의 일방적인 구조를 보이는 한국교회 소통체계는 토론문화의 부재 때문에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소통을 통해서 교회 구원성들이 쇄신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교황 방한 이후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사제토론회’는 토론과 대화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교회의 다양한 현안들을 자유롭게 나누는 것만으로도 사목적 성찰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참가 사제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교구나 지구별 혹은 다양한 방법으로 각 교회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토론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승룡 신부(대전가톨릭대 총장)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하느님의 백성이며, 형제적 친교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직무의 차이가 있지만 그것을 서열로 봐서는 안 되며, 수평적인 구조에서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이 쇄신의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토론문화의 정착은 한국교회 내 쇄신기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황 방한 이후 쇄신 실천 방법을 묻는 질문에 ‘신원별로 논의 과정을 거쳐 쇄신기구를 결성’하자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전국, 교구, 본당 차원의 추진 기구를 설치, 과제를 논의하고 실천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소통과 토론의 필요성에 대한 교회 구성원들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결과다.

 

그러나 설문 결과와 달리 지난 1년 동안은 쇄신기구 마련을 위한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전문가들도 새로운 쇄신기구를 결성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의 조직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자유로운 소통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도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동호 신부는 “없어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려고 하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면서 “각 교구 사목국 혹은 복음화국 내의 연구소에서 보편교회의 미래를 전망하고, 이와 함께 한국교회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본당의 쇄신’으로 귀결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쇄신 과제는 소공동체 중심의 본당 조직과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초대교회의 모습 즉,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철 신부(청주교구 선교사목국장)도

 

“본질을 바꾸지 않고 실천만 강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교회가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일이 잦아질 때, 우리 모두가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교회 공동체가 세상에서 고통 받고 외면 받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 직접 찾아가 만나고 그들과 공감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 한 ‘쇄신’은 여전히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 [교황 방한 1년, 한국교회는?] 지난 1년

 

 
♬ 대영광송 (이용현 알베르또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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