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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기도의 법칙 2. 기도로 얻는 참 만남을 위한 힘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29 조회수1,208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다해 대림 제1주일


<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
 >


  
복음: 루카 21,25-36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 기도의 법칙 2. 기도로 얻는 참 만남을 위한 힘 >

 

‘TV 동화 행복한 세상‘20년 만의 진실이란 제목으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새 옷 한 벌을 사 주던 날, 엄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낯선 사람을 따라가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습니다. 그런데 그길로 옷 자랑을 하러 나갔다가 군것질을 하는 아이들을 보며 입맛만 다시고 있을 때였습니다.

, 얘야. 변전소가 어디 있는지 알면 좀 데려다 줄래?”

변전소? 저 언덕에 있는 거 아냐?”

나는 착한 일을 하려고 변전소까지 가는 길안내를 자청했습니다. 그런데 언덕에 올라서자마자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나무 밑으로 잠시 몸을 피했습니다.

얘들아, 옷 벗어라. 비에 다 젖을라.”

나는 얼른 새 옷을 벗어 그에게 맡겼습니다.

가방에 잘 넣었다가 변전소에 가서 돌려주마.”

변전소는 멀지 않았습니다. 목적지가 나오자 그는 내 손에 10원 짜리 동전 한 닢을 쥐어 주며 빵을 사 오라고 시켰습니다. 빵을 얻어먹을 계산에 두말 않고 달려갔지만 그날따라 빵가게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애석해 하며 돌아가는데 그 아저씨가 골목을 돌아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 내 옷, 내 옷 주고 가야죠! 흐흑 어어어...”

다 떨어진 내복 차림에 남은 건 10원 짜리 동전 하나. 엄마는 끝내 회초리를 들었고 나는 대문 밖에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20. 작은 섬유공장의 책임자가 된 나를 한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거래처 직원이자 오랜 친구였습니다.

“20년 전에 이런 일이 있었네. 아버지가 실직하는 바람에 집안 형편이 말이 아니었어. 그런데 내 생일날 약속대로 새옷 한 벌을 사 오셨더군. 정말 좋은 옷이었어. 그런데 주머니에서 뭐가 나왔는지 알아? 이 철수, 자네 이름이 적힌 명찰이었어.”

그때 차마 그 옷을 입을 수가 없어 그냥 걸어 두고 죄책감에 시달렸다는 친구. 그 친구의 아버지가 어젯밤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20년 전 그 어리숙한 꼬마에게 미안했다는 말을 남기고선 말입니다.

 

만약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 친구도 자신의 친구 철수에게 20년 동안 묻어온 진실을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만남을 위해서는 어떤 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에너지를 지니지 않고는 무작정 만나기도 두렵고 만난다고 하더라도 관계가 더 악화될 뿐입니다.

만약 우리가 예수님이나 성모님을 만난다면 참 기쁘고 기분이 좋을까요? 제가 신학교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할 때 술에 잔뜩 취해서 성당에 올라갔는데 성모상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술에 잔뜩 취해있었는데도 얼마나 겁이 났는지 모릅니다. 무릎을 꿇고 한참을 있다가 그 모습이 대리석으로 보일 때까지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제자들도 예수님께서 타볼산에서 당신 본 모습을 보여주셨을 때 그만 까무러칠 것처럼 겁이 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날에 주님께서 그렇게 구름을 타고 큰 권능을 떨치며 오실 것인데 누가 겁에 질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는 그날 당신 앞에 나설 수 있는 을 지닐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따라서 기도는 주님을 만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입니다.

 

기도를 비유해서 가장 많이 쓰이는 구약의 한 장면이 바로 야곱이 천사와 야뽁강에서 밤새 씨름을 하는 것입니다. 배경은 야곱이 형 에사우를 만나기가 두려워 자신의 아내들과 재산을 미리 나누어서 400명을 이끌고 자기에게 오는 형에게 보내놓은 상태였습니다. 에사우가 400명씩이나 이끌고 오는 것은 아버지의 축복을 가로채고 도망 간 야곱에게 복수를 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화가 나 있는 형에게 재산과 가족들을 하나하나 보내는 것은 매우 지혜로운 생각이었는데 이미 야곱은 천사들을 만나 그런 지혜를 얻은 것입니다. 천사를 만난다는 것은 기도를 한다는 뜻이고 기도 안에서 만남을 위한 지혜를 얻습니다. 그런 후에도 야곱은 한 천사와 밤새 씨름을 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에게 축복을 달라는 것입니다. 천사는 끝내 축복을 내려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이 터 오려고 하자 놓아달라고 하면서 결국 그에게 축복하여 하느님과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다고 하여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지어줍니다.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그 사람이 본성이 변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새롭게 태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름을 바꾸어주며 내려주신 그 축복이 무엇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 축복은 에사우를 만나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야곱은 에사우를 보고 마치 하느님의 얼굴을 뵙는 듯하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기도의 힘입니다. 두려움이 아니라, 미움이 아니라, 사랑스런 얼굴로 또 존경스런 얼굴로 보이는 것입니다. 기도를 하여 축복을 얻지 못했다면 아마 형을 두려워했겠고 그렇다면 형도 그것을 느껴 동생을 용서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도는 이렇게 무언가를 만날 수 있게 만드는 힘을 제공합니다. 이는 하느님이나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역시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한 아이가 공부를 잘 해 보기 위해 학원을 끊고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그러나 성적은 오르지 않고 몸만 약해져갔습니다. 아무로 해도 안 되니 이번에는 수영으로 건강을 동시에 유지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50대 아저씨가 수영을 너무 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용기를 내어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하였습니다. 아저씨는 친절하게 수영하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수영 후 샤워를 하는데 한 절뚝거리는 아저씨가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수영을 그렇게도 잘 하던 아저씨였습니다. 다리가 불편했는데도 그렇게나 수영을 잘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무작정 배우려고 하면 한계가 있고 그 아저씨처럼 즐기려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는 공부도 그렇게 즐기면서 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이것이 기도하는 효과와 같습니다. 기도하면 사람만이 아니라 내가 하고 만나는 모든 것들을 진정으로 만나게 해 주는 힘을 줍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껍데기로 만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도 외롭고, 그렇게 많은 일을 해도 어떤 즐거움이나 보람도 얻지 못합니다. 기도는 만나는 힘을 줍니다.

예수님은 겟세마니 동산에서 그렇게 깨어 기도하셨습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무서움을 넘어서서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되셨습니다. 반면 기도해야 하는 때 잠을 잤던 베드로는 말로는 그분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했지만 그 두려움 앞에서 도망을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조금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도 부모님을 만나는 것은 매우 편안합니다. 그 이유는 부모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도를 하게 되면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을 믿게 됩니다. 그래서 그분 앞에서 숨지 않고 머리를 들 수 있게 됩니다. 늘 깨어 기도합시다. 마지막 날 혼자 힘으로 그분 앞에 서려다가는 베드로처럼 도망치는 꼴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 날 도망치면 끝입니다. 촛불을 들고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는 처녀들처럼 항상 기도하며 성령의 기름을 충만히 가져 언제 그분이 오더라도 사랑의 불이 꺼져있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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