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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30 조회수1,103 추천수17 반대(1)

동창 신부님 중에 안드레아세례명을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 언제나 활달하고, 긍정적인 친구입니다. 어려운 일을 쉽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친구는 공소에서 본당이 된 성당의 초대 신부가 되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처음에 하는 것들은 힘들고 어렵기 마련입니다. 비교하거나, 전에 했던 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아주 멋지게 시골 성당에서 3년을 지냈습니다. 하느님의 뜻인지 모르겠지만 친구는 그 뒤로도 새로이 분가되는 성당의 초대신부를 많이 하였습니다. 지금도 성당 신축을 하는 곳에서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동창 신부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리며, 축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저는 새롭게 신축된 성당의 후임 신부로 가곤 했습니다. 약간의 부채가 있지만 아름다운 성당이 있고, 몸을 기댈 사제관이 있는 곳에서 사목을 하였습니다. 밑그림은 잘 그리지 못하지만 밑그림 위에 채색을 하는 것은 제가 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눈에 보이는 성전은 세워졌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성전을 세우자고 말 하곤 하였습니다. 아마 제게 성당 신축이라는 일이 주어졌다면 무척 힘들었을 것입니다. 부족한 저를 아시고,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을 맡겨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제서품을 받게 될 부제님들과 면담을 하였습니다. 부제님들은 각자 관심 있는 사목분야를 이야기 하였습니다. 해외선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어학공부를 좀 더 하기를 권했습니다. 청소년 사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청소년 지도자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권했습니다. 문화사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먼저 숙지하도록 권했습니다. 문화라는 틀에 교회의 가르침이라는 콘텐츠가 있으면 좋기 때문입니다. 도시빈민 사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직접 봉사하고, 활동하라고 권했습니다. 현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노인사목에 관심 있는 분들은 고령화 사회에 대한 연구를 하면 좋겠다고 권했습니다.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 부제님들을 보셨다면 아주 흡족했을 것 같습니다. 준비된 사목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들이 아니라, 신학교라는 못자리에서 신학, 영성, 철학을 공부한 신학생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사목의 일선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될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준비한 사목의 그물을 힘차게 던지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교구장이신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의 축일입니다. 저는 교구청에서 지내기 때문에 매일 교구장님을 뵐 수 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고, 교구청 회의를 통해서 뵙게 됩니다. 교구장님은 지칠 줄 모르는 탱크와 같은 체력을 지니셨습니다. 사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열정을 지니셨습니다. 다른 이들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시는 따뜻함을 지니셨습니다. 교구의 모든 일들은 국장 신부들에게 위임하시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고, 격려해 주십니다. 축일을 맞이하시는 교구장님께서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지키고 따른다면 그곳이 바로 꽃자리입니다. 우리가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진다면 그곳이 바로 가시방석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한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서울대교구라는 꽃자리를 더욱 빛내시는 교구장님의 축일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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