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남과 따름
부르심과 응답이라는 주제는 광범위한 묵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것은 주체를 어떻게 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평신도가, 수도자가, 사제들이, 교회가,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응답해 가는 여정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로, 복음서는 어부 네 사람을 제자로 부르시는 장면을 전하고 있습니다. 스승을 따라가는 사도로서, 사제
직무의 소명에 관해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사제들을 대상으로 한 피정 강의를 엮은 『영신수련 묵상 길잡이』에서 “슬픈
일이지만 사제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직업적 종교인으로 변질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사제들은, 복음에서 예수님과
어부 네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처럼, 끊임없이 예수님을 만나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왜냐하면, 거룩한 성덕이란 이미 완전해진 덕성들을 한데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걷고, ‘부단히 예수 그리스도와 만나며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 현존 안에서의
만남은 우리가 현재 어디에 서 있으며 어떤 토대 위에 세워져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성소를 확고하게 해 줍니다.
부르심과
응답은 그래서 ‘끊임없는 만남의 여정’입니다. 부르는 주체와 응답하는 주체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 우리를 거룩함으로 향하게 해 주는
은총입니다.
- 김정일 신부(의정부교구
신앙교육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