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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01 조회수1,056 추천수5 반대(1)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1월 30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Come after me,
and I will make you fishers of men.
At once they left their nets and followed him.
(Lk.4,19-20)
 
 
제1독서 로마 10,9-18
복음 루카 4,18-22
 

사람들은 종종 건배사를 외치고 잔을 부딪친 후 술을 마십니다. 그런데 그 많은 건배사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이것입니다.

“내 힘들다.”

그러면 이 건배사를 거꾸로 말해 응답하면서 잔을 부딪치는 것입니다. ‘내 힘들다’라는 건배사를 거꾸로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습니다. ‘다들 힘내!’가 됩니다. 그래서 저 역시 종종 건배사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그럼 제가 말한 건배사를 거꾸로 대답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면서 “내 힘들다!”라고 크게 외치지요.

힘들다는 말이 뒤집으면 힘내라는 말이 됩니다. 어쩌면 스스로가 느끼는 고통과 시련들도 이렇게 뒤집어 생각하면 정반대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들은 바꾸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머물면서 힘들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과감한 결단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결단을 내려서 바꾸려고 시도한다면 바뀔 가능성이 생기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문다면 바뀔 가능성은 전혀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단의 순간은 인생을 바꾸고 역사를 바꾼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다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 사람은 인생도 또 역사도 바꿀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인 오늘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십니다. 그들 모두 갈릴래아 어부들이었습니다. 당시의 갈릴래아 어부들은 대부분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따라서 그들이 그물을 버리고, 배와 아버지를 뒤로 하고 주님을 따랐다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주님 안에서 참 진리의 길을 향해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주님을 따르겠다고 말하는 우리가 과연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나는 가진 것이 없어서 버릴 것이 없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속된 욕망을 끊으면 많은 것을 버릴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우리의 마음을 보시는 주님께서는 버려야 할 것들이 아직도 많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세상의 부를 가지고서는 주님을 따를 수 없다는 것일까요? 그러나 주님께서 세상의 부를 경멸하시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세상의 부를 주님보다 윗자리에 두는 삶을 경멸하셨을 뿐입니다. 그래서 주님을 따르는데 방해가 된다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고 하셨던 것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지금 당장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주님인지 아니면 세상의 것인지를.....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서로 도울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에우리피데스).


성 안드레아 사도.

 

책임지는 사회

종종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식당에 가게 되면, 신발장 앞에 ‘신발 분실 시에 책임지지 않습니다.’는 식의 문구를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발을 잊어 버렸을 때 어떻게 될까요? 경고장의 말처럼 가게 주인은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일까요?

우리나라 상법에는 그렇지가 않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손님의 동의 없이 단순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일방적인 경고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손님이 신발을 잊어 버렸을 때 배상을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책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신발을 가지고 들어가도록 하던가, 아니면 열쇠가 있는 신발장을 비치하는 것 등의 적극적인 방법 등을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렇다면 왜 ‘신발 분실 시에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굳이 써 놓을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경고 문구를 보면서 기분이 좋아질 사람은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어떤 가게에서는 다른 가게와는 다르게 이런 글을 신발장 앞에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신발 분실 시, 책임지겠습니다.’

손님의 편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이 가게를 찾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책임을 회피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거짓말까지 더하면서 책임 없음을 분명히 하려고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책임지려는 사람이 더욱 더 신뢰를 받는 세상이 아닐까요? 즉, 이제는 책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각종 핑계와 거짓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 있게 책임질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신발 분실 시 책임을 지겠다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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